
지난주 '설계도만 있으면 탱크도 만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장인들이 모여 있는 문래동 소공인 집적지구를 다녀왔다. 좁은 골목 사이로 쉼 없이 울리는 기계 소리, 오랜 시간 쌓인 기술의 흔적이 배어 있는 기름냄새, 정교한 손길로 쇳덩이를 다듬는 장인들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곳은 단순히 작업이 이뤄지는 공간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반이 됐고 지금도 제조업 생태계를 떠받치는 생생한 현장이다.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과 제품의 품질은 소공인들의 숙련된 기술에서 비롯된다. 55만개사에 달하는 소공인은 전체 제조업체의 88.5%를 차지하며 산업 생태계의 튼튼한 뿌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간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정책은 소상인 중심이라는 현장의 지적이 많았고 이는 지난 10월 디지털 토크 라이브에서 대통령께서 소공인 지원과 관련 조직의 검토를 말하는 계기가 됐다.
현장의 목소리와 대통령의 말씀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하나의 동력이 됐다. 지난주 중소벤처기업부는 소공인 전담조직인 '소공인성장촉진단'을 신설해 소공인 성장 촉진정책 추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소공인 특화지원 예산이 크게 확대됐다. 이에 중기부는 2026년을 '소공인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소공인성장촉진단을 중심으로 세 가지 분야에 중점을 두고 정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첫째, 소공인 사업장의 스마트화와 안전한 작업 환경 구축이다. 소공인의 노동집약적 생산공정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장비 등을 보급해 소공인의 생산성 향상을 촉진하겠다. 또 클린제조환경 조성사업을 대폭 확대해 작업장의 분진·소음 감소, 안전장비 설치 등 작업여건을 개선하고 산업재해 발생의 가능성을 줄여나갈 것이다.
둘째, 소공인의 협업화와 규모화를 적극 지원한다. 개별 소공인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동종·이업종 간 협업 모델을 확대하고 전국의 소공인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집적지 내 소공인들의 공동 생산·판매 등이 가능한 협업 클러스터를 지속 조성해나가겠다. 더 나아가 소공인이 단순히 위탁생산(B2B)에 머무르지 않고 독자적인 제품 개발과 브랜드화, 해외 시장 진출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국내외 판로·마케팅 지원도 강화하겠다.
마지막으로 소공인들의 기술 계보를 이어가는 데도 힘쓰겠다. 소공인 명장들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분위기를 만들고 이들의 역량이 다음 세대로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15년 이상 업력을 가진 백년 소공인들을 지속 발굴·육성하고 숙련 장인들의 경험과 기술이 청년들에게 체계적으로 전수될 수 있도록 기술 전수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첨단 제조분야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나 맞춤형 가공수요를 충족시킬수 있는 우리의 소공인 생태계는 제조강국의 핵심 경쟁력인 만큼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소공인의 탄탄한 기술력 위에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더해진다면 우리 소공인은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중기부는 소공인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로서 그 여정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