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북극항로·해양수도권, 대한민국 경제 지도 바꿀 '게임체인저'

[기고] 북극항로·해양수도권, 대한민국 경제 지도 바꿀 '게임체인저'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 겸 차관
2026.02.10 05:40
김성범 해수부 장관 직무대행 겸 차관.
김성범 해수부 장관 직무대행 겸 차관.

전 세계 해양 강국들의 시선이 북극으로 향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해 연안을 국가 전략 항로로 육성하고 있다. 중국은 북극항로를 '빙상 실크로드'로 공식화해 새로운 해상 교역축으로 삼고 있다. 노르웨이 역시 북극권을 중심으로 다가올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이들이 공통으로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미래 해상 물류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그 해답이 바로 북극항로에 있다. 이는 단순한 항로 확보 경쟁을 넘어 향후 수십 년간 글로벌 물류 질서를 좌우할 전략적 선택의 문제다.

기후 변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항로는 현실의 항로가 되고 있다.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기존 항로보다 운송 거리는 약 30% 이상, 운항 일수는 약 10일 이상 줄어들 수 있다. 거리와 기간 단축은 연료비와 운항비 부담을 낮추는 직접적인 효과로 이어진다. 물론 러시아 경제 제재, 지속적인 화물 확보, 정기노선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북극항로는 수에즈 운하 사례에 비추어 대안 항로가 필요한 상황에서 물류 리스크를 분산하고 우리 경제의 회복력과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북극항로 활성화가 새로운 길을 여는 전략이라면, 해양수도권 육성은 그 길을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하는 공간 전략이다. 항로는 산업과 인력, 금융이 집적된 거점과 결합될 때 비로소 국가 경쟁력으로 작동한다. 조선, 에너지 수송, 스마트 항만과 해양 금융 서비스까지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바로 해양수도권 육성 전략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해양 산업 구조를 완성하고 북극항로의 지속가능한 활용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다.

북극항로 활성화와 해양수도권 육성을 위한 첫 단추로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했다. 이는 정책의 무게중심을 '현장'으로 옮긴 결정이자 해양수도 부산, 더 나아가 부산·울산·경남의 동남권을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하려는 국가 전략이다.

해수부는 세계적인 항만 인프라와 조선·기자재 산업 생태계를 갖춘 동남권에서 현장과 소통하며 북극항로 및 해양수도권이라는 복합적인 과제에 대한 실질적 해법을 마련할 것이다.

북극항로 정책은 미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국가적 포석이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책임 있는 적극성' 역시 위험을 관리하며 기회에 도전하는 공공의 역할을 의미한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정적인 행정이 아니라, 발생가능한 위험 요소를 치밀하게 분석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는 역동적인 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가 쏟는 정책적 역량과 실행의 밀도가 향후 국제 규범과 해상물류 주도권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북극항로 활성화와 해양수도권 육성은 항로와 산업, 공간과 전략을 하나로 묶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이 도전이 부산이라는 거점에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민간의 도전 정신으로 이어질 때 대한민국은 북극해라는 새로운 바다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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