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깎는 자구책엔 '맞춤형 당근'… 법·세제·금융 전방위 지원

뼈 깎는 자구책엔 '맞춤형 당근'… 법·세제·금융 전방위 지원

조규희 기자
2026.02.26 04:00

석화 재편 '대산 1호' 승인
결합전 공동행위 예외적 허용
등록·취득·법인세 부담 완화
채무상환 유예 등 9.9조 지원
에너지특구 지정 전기료 절감

기업이 뼈를 깎는 자구책을 내놓으면 정부는 법과 제도를 고쳐서라도 뒷배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석유화학산업 재편을 추진하는 정부의 기조가 '규제철폐를 통한 맞춤형 지원'으로 구체화한다. '대산 1호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정부의 파격적인 당근책이 남은 사업재편 대기 기업들에 어떤 이정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예고한 대로 일괄지원이 아닌 '현장맞춤형' 지원방안을 선보였다. 빠른 재편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법 위반 소지들을 해결하기 위해 범부처가 머리를 맞댄 결과다.

가장 파격적인 대목은 기업결합 전 '공동행위'의 예외적 허용이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가 계약·협례 등을 통해 공동으로 시장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하지만 정부는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병절차를 완료하기 전이라도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동영업과 설비운영을 할 수 있도록 빗장을 풀었다.

세제 면에서도 '세금폭탄' 우려를 불식했다. 특히 피합병법인의 설비를 2년 이상 보유하고 50% 이상 사용해야 하는 '사업의 계속성 요건'이 걸림돌이었으나 재정경제부의 전향적 유권해석을 통해 중복자산 가동을 중단하더라도 적격합병 과세이연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명확히 했다.

대산1호 사업재편 승인 관련 정부 맞춤 지원/그래픽=김현정
대산1호 사업재편 승인 관련 정부 맞춤 지원/그래픽=김현정

지방세 부담도 대폭 낮아진다. 충남도는 조례개정을 통해 법인설립 및 자산취득에 따른 등록면허세와 취득세 감면율을 기존 50%에서 최대 75~10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100%로 확대하고 자산매각시 양도소득 과세이연 기간을 '5년 거치, 5년 분할납부'로 연장하는 등 법인세 절감 패키지도 마련했다.

정부의 배려는 고용현장과 금융창구에도 미쳤다. 매출이 줄지 않으면 지원이 어렵던 고용유지지원금 규정을 개선, 석유화학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한 예외사유를 인정했다. 또 한국산업은행 등 금융기관 임직원에게 '행정상 제재면책'을 부여해 부실책임에 대한 우려 없이 자금지원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줬다. 기존 차입금 상환유예와 영구채 전환, 신규자금 지원 등 총 9조9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이 가능했던 이유다.

원가절감을 위한 국가적 지원도 구체적이다. '분산에너지특구' 제도를 활용해 한국전력 대비 4~5% 저렴한 전기를 공급, 연간 1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줄여준다. 특정 사업자에만 열을 사야 하는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저렴한 열원을 선택하게 했다. LNG(액화천연가스) 직도입 설비범위 확대와 납사·원유 무관세 적용연장 등은 정부의 실질적 '선물'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금융지원을 포함한 정부지원은 감축노력, 고부가제품 생산 등을 포함한 자구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보고 정했는데 '확실하게 노력하면 확실하게 지속가능한 지원을 해주겠다'는 메시지"라며 "대산 이후 추가 사업재편 승인은 한두 달 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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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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