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더 강력한 수단"을 예고했다. 일명 '슈퍼 301조'로 불리는 무역법과 각종 관세 관련법이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 지난 관세협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반도체, 의약품, 디지털, 농축산물 등에 대해 광범위한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미국측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비관세 장벽 등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23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가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는 관세 관련 법안은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법 338조 △무역법 122조 △무역법 201조 △무역법 301조 등이 있다. 지난 20일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미국 정부는 다른 대안을 탐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역법 122조와 함께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이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대해 적용할 수 있다. 무역법 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이 발생할 경우에 해당한다. 두 조항은 각각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의 선행 조사를 거쳐야 해 시간이 걸린다.
미국 정부가 새로운 관세 규정을 적용하게 되면 IEEPA에 의한 상호관세를 근거로 관세협정을 맺었던 한국 등은 미국과 재협상에 나서게 될 가능성도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의 경우 미국이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는 근거로 활용하기도 했다.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이 조항을 확대하게 되면 기존에 품목관세 대상이 아니었던 품목에 대해서도 얼마든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그동안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세 부과를 시사해 오면서 무역확장법 232조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나온다.
반도체와 의약품은 그동안 미국이 국가 안보와 무역수지 등을 이유로 최대 100% 이상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던 품목들이다. 물가 상승 등을 우려해 관세 부과는 유예한 상태지만 미국은 재협상 과정에서 무역확장법을 근거로 얼마든 상대국을 압박할 수 있다.
무역법 301조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농축산물 시장 개방과 디지털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USTR이 매년 발간하는 무역장벽보고서(NTE)에 한국의 대표적인 무역장벽으로 거론됐던 규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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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광우병 우려를 근거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이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이라는 점에서 미국 내 소고기 생산업자들은 한국의 추가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규제와 관련해서는 △온라인 플랫폼법 △망 사용료 부과 정책 △디지털 서비스세 △정밀지도 반출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제재 등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정부는 관세 관련 불확실성 최소화를 위해 미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한다는 계획이다. 농축산물, 디지털 등 비관세 장벽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출석해 "쿠팡, 온라인 플랫폼법 등 이슈에 대해서는 그동안 미국측에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 왔다"며 "(농축산물에 대해서도) 기존에 합의한 범위 내에서 미국측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합의에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나 디지털 규제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만큼 비관세 장벽 문제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취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주요 경제단체가 참여한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정부는 국익 극대화라는 원칙 아래 미측과 긴밀히 소통하며 우호적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