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오름세 주춤
밀가루·설탕 상승폭 둔화 영향 미친듯
정무 민생물가 관련 담합조사 영향
제당·제분사 가격 인하 다음달 본격 반영 전망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폭이 둔화된 데는 정부의 민생물가 관련 담합 조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공식품은 지난달 2.1% 상승해 전월(2.8%) 대비 오름폭이 둔화됐다. 2024년 12월(2.0%)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다.
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가공식품 물가는 지난해 4~9월까지 4%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을 지속하다 2%대로 상승폭을 축소했다. 재정경제부는 가공식품 물가가 설 명절 할인행사와 밀가루 가격 인하 등으로 지난달 2.1%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민생물가 관련 담합 조사가) 가공식품 상승폭이 둔화된 이유 중에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2일 공정위는 4년여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을 담합한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에 4000억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지난달 19일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삼양사 등 7개 밀가루 제조 및 판매사업자들의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해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에는 가격 재결정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부과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국내 주요 제당·제분사는 공정위의 담합 조사 후 밀가루·설탕 가격을 4~6% 인하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업소용(1월 초)·소비자용(2월 초) 밀가루 가격을 각각 평균 4%, 5.5% 내린 데 이어 밀가루 제품 가격도 평균 5% 추가 인하했다.
실제로 설탕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해 상승폭을 축소했고, 밀가루는 0.6% 하락했다. 밀가루는 지난 1월 상승률이 2.3%를 기록했으나 하락 전환한 것이다. 특히 밀가루 가격은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제빵업계로도 가격 인하 조치가 확산되는 중이다. SPC그룹의 파리바게트는 다음달 13일부터 빵 6종과 케이크 5종 가격을 내린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빵과 케이크 17종의 공급가를 평균 8.2% 내린다. 삼립도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다. 3월엔 가공식품 물가 상승폭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심의관은 "출고가를 인하한다고 해서 바로 매장에 반영되긴 힘들고 기존에 유통됐던 물량들이 소화되면서 순차적으로 반영되지 않을까 예상 중이다"며 "다음달 가공식품의 상승폭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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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적인 가격 인하 가능성도 나온다.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이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서다. 주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어림짐작해도 10% 이상은 하락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제분업계의 5% 가격 인하 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특히 가격 하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된 식품 가공업체의 추가 가격 인하도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