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상, 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4개 전분당 제조 및 판매사들의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들의 담합 관련 매출액이 약 6조2000억원에 이르는 만큼 최대 1조2000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가격 재결정명령을 포함한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관련 임직원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지난 5일 전분당 담합 사건에 대해 심사관이 조사한 행위 사실, 위법성 및 조치사항 등이 담긴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4개 전분당 제조 및 판매사들에 송부했다고 6일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 및 그에 대한 조치 의견을 기재한 문서다. 단, 위원회 최종 판단을 구속하진 않는다.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뤄진다.
공정위는 앞서 제재를 완료한 설탕 담합 사건 조사과정에서 전분당 관련 담합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전분당이란 전분유액을 산이나 효소로 가수분해해 단맛이 나게 만든 제품을 말한다. 물엿과 포도당, 과당 등을 통칭한다. 음료나 빵,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식품에 사용된다.
조사 결과 심사관은 4개사가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7년6개월에 걸쳐 반복적, 조직적으로 전분당 판매가격 담합을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
추후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관련매출액은 약 6조2000억원으로 산정했다. 관련법령에 따르면 담합행위로 영향 받은 관련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이 경우 과징금은 최대 1조2400억원 규모가 될 수 있다.
심사관은 4개사의 담합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하며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 부과, 관련자(임직원)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시정조치 내용에는 가격 재결정명령도 포함했다. 가격 재결정명령은 위법 행위로 형성된 가격을 합리적 기준에 따라 재산정하도록 하는 시정조치다. 앞서 공정위는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에도 가격 재결정명령을 포함했다.
다만 최근 전분당 업체들은 전분당 가격을 평균 3~5% 가량 인하했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심의 과정에서 적정한 가격 인하 폭인지에 대해서도 심사해 (최종 제재안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한편 공정위는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서 4개사가 일부 실수요처에 대한 입찰담합과 전분당 부산물 가격 담합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분당 부산물이란 옥수수 분쇄 과정에서 발생하는 글루텐피, 배아, 섬유질 등을 말하며 대부분 사료용으로 쓰인다.
유 관리관은 "공정위는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유지를 책임지는 주무부처로서 시장경제를 잠식하는 담합을 비롯한 불공정행위에 대해 끝까지 추적·제재할 것"이라며 "특히 민생에 부담을 유발하는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철처한 감시, 엄중한 제재, 신속한 가격 정상화가 이뤄져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