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담합' 7개사, '역대 최대' 과징금 6700억…가격재결정 명령도

'밀가루 담합' 7개사, '역대 최대' 과징금 6700억…가격재결정 명령도

세종=김온유 기자
2026.05.20 12:00

공정위, CJ제일제당 등 7개 제분사 제재 나서
2006년 과징금, 대표자 고발 등 제재에도 재차 적발
6년에 걸쳐 24차례 담합…55차례 회합 진행
종전 6689억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
가격재결정·가격 변동내역 보고명령 등 부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7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밀가루가 진열되어 있다.  CJ제일제당이 밀가루 제품 가격을 평균 5% 추가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초 업소용, 이달 초 소비자용 밀가루 가격을 각각 평균 4%, 5.5% 내린 데 이은 후속 조치다. 2026.02.27.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7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밀가루가 진열되어 있다. CJ제일제당이 밀가루 제품 가격을 평균 5% 추가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초 업소용, 이달 초 소비자용 밀가루 가격을 각각 평균 4%, 5.5% 내린 데 이은 후속 조치다. 2026.02.27. [email protected] /사진=정병혁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조동아원·CJ제일제당 등 '밀가루 담합'을 진행한 7개 제분사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10년 6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회사 담합 사건에 부과했던 6689억원을 넘어선 액수다.

공정위는 20일 7개사가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6년에 걸쳐 진행한 밀가루 담합 행위에 대해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 등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6710억45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2025년 10월 조사에 착수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월 7개 제분사와 담합에 가담한 임직원 총 14명에 대해 고발 조치도 완료했다.

7개사는 △사조동아원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이다. 이들은 국내 B2B(기업간거래) 밀가루 판매시장에서 87.7%의 시장점유율(2024년 매출액 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과점사업자들이다.

공정위는 이들이 2006년 담합으로 한차례 제재를 받고도 재차 담합을 실행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물가 안정 사업기간(2022년 6월~2023년 2월)에 471억원을 지급받고도 담합을 지속하는 등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고 평가했다. 담합 사건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한 배경이다.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관련매출액은 약 5조6900억원으로 산정했다.

담합은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농심, 팔도, 풀무원 등 대형 수요처를 대상으로 밀가루 공급가격·물량 담합 19차례, 중소형 수요처·대리점 등 전거래처를 대상으로 공급가격 담합 5차례 등 총 24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이 기간 총 55회에 걸쳐 대표자급·실무자급 회합도 가졌다. 각 제분사 영업본부장 이상 대표자급 회합에서 큰 틀의 합의를 하고 영업팀장 등 실무자급 회합에서 합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식이었다.

밀가루의 원재료인 원맥(原麥)을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원맥 시세 상승기인 2020년~2022년엔 원가 상승분을 신속하게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인상폭과 시기 등을 합의하기도 했다. 반대로 2023년 이후 하락기에는 하락분을 최대한 늦게 반영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담합이 시작된 2019년 12월 대비 2022년 9월 밀가루 판매가격은 제분사별로 약 38%에서 최대 74%까지 상승했다. 담합에 가담한 상위 3개사와 하위 3개사 모두 공동행위 이전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됐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공정위는 7개 제분사에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도 부과했다. 담합 이전 수준으로 가격을 재산정하도록 하는 조치로, 이번이 역대 세 번째다. 2006년 밀가루 담합 당시에는 가격 재결정명령 이후 약 5%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 향후 3년간 밀가루 가격의 변경 현황을 연 2회 서면 보고하는 '가격 변경내역 보고명령' 등도 부과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앞으로도 밀가루와 같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의 가격 등을 놓고 이뤄지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보다 강화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히 제재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밀가루 담합 7개 제분사별 과징금 내역/그래픽=이지혜
밀가루 담합 7개 제분사별 과징금 내역/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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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유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김온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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