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도입한 최고가격제가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불안 속에서도 국내 기름값 안정세를 견인하고 있다. 최고가격제 시행·주유소 업계 가격 인상 최소화와 맞물려 물가 안정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분석이다.
21일 산업통상부는 6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동결하고 기존 2주 단위 조정주기도 4주로 늘렸다. 석유가격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민생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와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한 조치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국과 서울의 휘발유·경유 평균 가격은 큰 변동 폭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상승 폭이 둔화됐으며, 지난 8일 5차 최고가격 동결 이후에는 사실상 가격 변화가 멈춘 상태다. 이번 6차 동결 조치로 당분간 가격 안정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지표상으로도 안정세는 뚜렷하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11.19원, 서울은 2051.14원을 기록했다. 이는 5차 최고가격이 적용된 8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2012원, 서울 평균 휘발유 2052원과 비교할 때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현재 기름값 안정세는 최고가격제 동결과 착한주유소의 마진 축소 덕분이다. 시민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이 선정한 전국 334곳의 착한주유소들이 단기 폭리 대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주변 가격도 같이 억제하는 견인 역할을 했다. 또 기존에 유류세 인하 조치도 가격 안정에 기여했다.
해외 주요국들도 고유가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정책적 접근 방식은 제각각이다. 일본의 경우 정유사 등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고 중국은 가격상한제를 운영 중이다. 영국 등 일부 국가는 유류세 인하를 선택했다.
반면 한국은 유류세 인하 조치와 최고가격제를 병행하고 소득 하위 70%까지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글로벌 유가 변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석유제품 국내가격은 최고가격제가 계속 동결돼 오면서 거의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주부터는 내리는 경우도 발생했다. 주유소 96%는 가격 변동이 없다"고 가격 안정 효과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