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소상공인도 단체협상 길 열린다…낮아진 문턱에 단체협상 남발 우려도

중기·소상공인도 단체협상 길 열린다…낮아진 문턱에 단체협상 남발 우려도

세종=박광범 기자
2026.06.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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乙의 협상력 강화 위한 제도 개편방안/그래픽=김현정
乙의 협상력 강화 위한 제도 개편방안/그래픽=김현정

앞으로 배달앱 입점업체들이 수수료나 정산주기 등 거래조건 협상을 위해 배달앱을 상대로 단체행동을 벌일 수 있다. 하도급 기업들이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에 대응해 납품 거부 등의 단체행동을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정부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단체협상시 공정거래법상 담합 규정 적용을 배제키로 하면서다.

다만 단체협상 문턱을 과도하게 낮춰 협상 요구가 빗발치고 단체행동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큰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단체행동에 따른 물가 상승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단체협상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을(乙)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방안'을 보고했다.

먼저 국내 사업자의 98.2%(816만개사)에 해당하는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소상공인의 단체협상·단체행동을 전면 허용한다. 이들이 협상참가자와 상대방, 행위 내용 등을 공정위에 통지하면 즉시 단체협상 및 단체행동 때 담합 규정 적용을 면제하며, 5년 간 효력이 계속된다.

협상참가자 중 중기업(업종별 매출액 15억~1800억원)이 포함될 경우 '신고 후 허용' 원칙을 적용한다. 참가사업자들의 연매출 합산액이 협상 상대방보다 작고, 각 참가 사업자의 상대방에 대한 거래 의존도가 30% 이상일 때만 담합 규정 적용을 면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단체협상시 서로 가격·거래조건·거래량·거래 지역 등을 합의하고 정보교환을 하는 행위 등이 허용된다. 기존에는 담합으로 처벌하던 행위다. 공동 납품거부 등과 같은 단체행동도 가능해진다.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나 경쟁제한이 심각하게 발생할 경우 '금지명령'을 통해 사후 통제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단체협상에 필요한 행위로 보기 어려운 입찰담합도 허용 범위에서 제외한다. 보이콧으로 소비자 피해 등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엔 '임시중지 명령'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단체행동에 담합 규정 면제가 적용되면 단체협상 요구가 빗발쳐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단체행동을 남발할 경우 사회적 혼란도 불가피하다. 특히 단체행동에 따라 납품단가가 오르면 소비자 가격으로 부담이 전이될 가능성도 크다.

한편 공정위는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화물차주 등 노무제공자의 단체행위도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최근 화물연대의 공정위 조사방해 사건과 관련해 노조법상 정당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법을 적용해선 안 된단 법원 판례 등을 고려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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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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