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건, "경주마만 챙기는 말 이력제?" 마사회 계획 보완 요구

한국마사회가 최근 '경주퇴역마 이력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시민사회가 "말 이력제의 본래 취지가 축소됐다"며 제도 보완을 요구하고 나섰다.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과 동물권변호사단체 PNR은 29일 "말 이력제는 퇴역 경주마만을 위한 관리제도가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말의 생애를 국가가 책임 있게 관리하는 제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마사회는 말 등록의 법적 기반 강화, 이력관리 시스템 보완, 등록 접근성 개선 등을 골자로 한 '경주퇴역마 이력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퇴역 경주마의 등록과 이동, 소유자 변경, 폐사 등 이력관리를 강화하고 관련 전산 시스템을 정비해 보다 체계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시민단체는 퇴역 경주마 관리 강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번 계획이 수년간 논의돼 온 '말 이력제'의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란영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대표는 "퇴역 경주마 문제를 계기로 논의가 시작됐지만, 말 이력제는 경주마 관리만을 위해 추진된 제도가 아니다"라며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모든 말의 출생부터 이동, 소유권 변경, 용도 변화, 폐사까지 생애 전 과정을 국가가 관리하는 제도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에는 경주마 외에도 승용마, 번식마, 교육마, 관광마, 제주마 등 다양한 말이 사육되고 있다. 이들 역시 소유주 변경과 이동, 은퇴 이후 방치나 불법 거래, 학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이들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2024년 발표한 '말 복지 제고 대책'에서도 말 이력제 강화와 생애주기별 복지 지원체계 구축을 약속했던 만큼, 이번 계획 역시 이러한 방향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도 제시했다. 유럽연합(EU)은 전자식별장치와 '말 여권(Equine Passport)' 제도를 통해 모든 말의 출생부터 이동, 소유자 변경, 폐사까지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는 국가 말 등록시스템(SIRE)을 운영해 모든 말의 생애 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또 영국과 벨기에 역시 자연사와 안락사, 도축 등 말의 마지막 이력까지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부 등록과 개체 관리가 이뤄지고 있지만 모든 말을 대상으로 생애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제도는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 이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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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비건과 PNR은 '말산업육성법', '한국마사회법', '동물보호법' 개정을 통해 모든 말을 대상으로 출생부터 죽음까지 관리하는 '말 생애복지 이력제' 도입을 제안했다.
김란영 대표는 "말 이력제는 특정 산업을 위한 관리 장치가 아니라 하나의 생명이 살아온 전 과정을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정책"이라며 "경주마 중심의 관리체계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모든 말을 포괄하는 국가 차원의 생애복지 이력제로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