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난달 수출물가가 3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환율 효과를 제외한 수출가격은 오히려 상승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는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8월 수출물가지수는 원화 기준 전월 대비 3.7% 하락했다. 2022년 12월(-6.1%)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42.4% 올라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출물가 하락에는 원화 강세가 크게 작용했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7월 1497.43원에서 8월 1406.30원으로 한 달 새 6.1% 하락했다. 공산품 수출물가는 석탄·석유제품이 올랐지만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7% 내렸고 농림수산품도 2.0% 하락했다.
반면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2.2% 상승했다. 이흥후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8월 반도체 수출가격은 원화 기준으로 하락했지만 환율 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상승했다"며 "견조한 반도체 수요가 유지되면서 수출가격의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원화 기준 수출물가 하락을 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2.4% 하락하며 3개월 연속 내렸다.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지만 원화 강세 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6% 올랐다.
9월에는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이 팀장은 "9월 11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3.7% 하락했으나 중동 지역 충돌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는 23.8% 상승했다"며 "환율과 국제유가의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국제유가 상승 폭이 크게 확대돼 9월에도 수입물가가 두 자릿수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출입 물량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8월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와 화학제품 등이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 25.9% 상승해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수출금액지수는 75.8% 뛰었다.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의 수출물량은 30.5%, 수출금액은 174.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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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물량지수도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와 기계및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보다 12.0% 상승했고 수입금액지수는 23.1% 올랐다.
교역조건도 역대 최대 폭으로 개선됐다. 8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39.6% 올라 수입가격 상승률 9.9%를 크게 웃돌면서 27.1% 상승했다. 1988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출물량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60.0% 올라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팀장은 "우리 경제의 대외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순상품교역조건과 소득교역조건 증가율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면서 교역조건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