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0개월 만에 농식품 R&D 주관기관 선정…농기평·제넨셀, 얼마나 얽혔나

설립 10개월 만에 농식품 R&D 주관기관 선정…농기평·제넨셀, 얼마나 얽혔나

정혁수 기자
2026.09.1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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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설립 제넨셀, 이듬해 6월 농식품 R&D 주관기관으로
-같은 날 병풀·생리전증후군 관련 2개 과제 착수…국가 연구비 지원
-농기평 지원으로 개발된 '강세찬 교수팀 담팔수 기술', 제넨셀로 이전
-농기평 R&D→기술이전→신생 제넨셀 후속 R&D 참여까지 이어져

전남 나주에 위치한 농기평 본원.
전남 나주에 위치한 농기평 본원.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후보물질 개발사인 제넨셀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 사이의 국가 연구개발(R&D) 연결고리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오래되고 복잡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대 연구팀의 국책연구 성과를 기술이전 받은 제넨셀이 법인 설립 약 10개월 만에 농식품 R&D 주관연구기관으로 직접 참여했다는 점도 매우 이례적이다. 단순한 기술이전 기업을 넘어, 이렇게 곧바로 국가 R&D의 직접 수행주체로 전환된 사례는 많지 않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농기평 등에 따르면 바이오기업 제넨셀은 2016년 8월26일 설립됐다. 그리고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2017년 6월15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이 관리하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의 주관연구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제넨셀은 '병풀로부터 눈 및 간건강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개발'과 '맥아 등 복합소재로부터 생리전증후군 완화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개발' 등 2개 연구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농기평 R&D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경희대 산학협력단은 2011년 12월26일부터 2016년 12월25일까지 '국내 식물자원 활용 만성감염바이러스 치료소재 개발 및 산업화' 과제를 수행했다. 총괄연구책임자는 강세찬 경희대 교수였다. 농기평 DB에 기재된 정부출연금은 33억5000만원이다.

연구진은 국내 자원식물 761종을 대상으로 허피스바이러스 등을 억제할 수 있는 후보소재를 탐색했다. 천연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추출공정 개발, 전임상 안전성·유효성 평가, 임상시험계획(IND) 준비까지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 연구였다.

[서귀포=뉴시스]우장호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코로나19 및 대상포진치료제 원재료 재배단지를 찾아 경희대 강세찬 교수로부터 담팔수 재배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2021.02.28. woo1223@newsis.com
[서귀포=뉴시스]우장호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코로나19 및 대상포진치료제 원재료 재배단지를 찾아 경희대 강세찬 교수로부터 담팔수 재배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2021.02.28. [email protected]

이 연구를 통해 개발된 '담팔수 추출물 기반 대상포진 치료기술'은 이후 제넨셀로 넘어갔다. 제넨셀은 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천연물 대상포진 치료제 기술을 이전받아 2016년 설립된 바이오벤처다.

강 교수는 이듬해인 2017년 '국내 자원식물을 활용한 천연물 기반 대상포진 치료제 개발' 성과로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당시 농기평 원장은 오경태씨(전 농식품부 차관보·현 국립농업박물관장) 였다.

또 경희대 연구성과를 이전받은 제넨셀은 농기평이 관리하는 국가 R&D 주관연구기관이 됐다.

농기평 자료에 의하면 '병풀로부터 눈 및 간건강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개발' 사업의 연구기간은 2017년 6월15일부터 2019년 12월31일까지였다. 주관연구기관은 제넨셀, 정부출연금은 11억4700만원이었다.

같은 날 시작한 '맥아 등 복합소재로부터 생리전증후군 완화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개발' 사업은 2021년 말까지 4년7개월간 진행됐으며 총 연구비는 약 10억8000만원이었다.

농기평의 R&D 지원→경희대 강세찬 교수팀 기술 개발→ 제넨셀 기술이전·설립→강 교수 대통령표창→설립 10개월 만에 제넨셀의 농기평 R&D 주관기관 참여로 이어졌다.

특히 제넨셀이 설립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농기평 R&D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고, 같은 날 2개 과제가 동시에 시작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신생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 R&D 주관기관 선정이 문제될 수는 없다. 기술력과 연구인력, 사업별 자격요건을 갖췄다면 신생기업도 얼마든지 국책과제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제넨셀의 경우는 단순한 '신생기업의 R&D 참여'로만 보기 어려운 연결고리가 확인된다.

농기평이 관리한 국가 R&D에서 제넨셀의 핵심 기반기술이 만들어졌고, 그 성과를 이전받아 출범한 제넨셀은 불과 10개월 만에 다시 농기평 R&D의 주관연구기관으로 등장했다.

한 차례의 기술이전으로 끝난 관계가 아니라, 국책연구→기술이전→기업 설립→후속 국책과제 수행'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연결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농업R&D 한 관계자는 ""국가 R&D의 성과가 기업으로 이전되고 다시 후속 연구로 이어지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선순환 일 수 있지만 그 과정이 특정 연구자와 특정 기업을 중심으로 반복됐다면 얘기는 달라진다"며 "선정과 평가 과정에 이해충돌은 없었는지, 동일한 기준과 잣대가 적용됐는지 투명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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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에서 농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2013년부터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를 출입하며 한국 농업정책과 농업현장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천착해 오는 동안 '대통령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농업의 무한변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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