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노동, 폭행, 산재 은폐까지?…탈북 노동자 사망에 의혹 '수두룩'

장시간 노동, 폭행, 산재 은폐까지?…탈북 노동자 사망에 의혹 '수두룩'

세종=강영훈 기자
2026.10.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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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과 SR의 고속철도 통합 운행이 시작된 지난 9월1일 서울역에 기존 SRT의 자주색 외관에 KTX 표지를 단 열차가 정차해 있다.   /사진=뉴스1
코레일과 SR의 고속철도 통합 운행이 시작된 지난 9월1일 서울역에 기존 SRT의 자주색 외관에 KTX 표지를 단 열차가 정차해 있다. /사진=뉴스1
권태성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청장이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경사노위 등에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태성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청장이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경사노위 등에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이탈주민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과 폭행, 직장 내 괴롭힘 등을 겪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사망 이후 유족이 제기한 진정 처리도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할 강남지청은 사건 처리 지연에 대해 유가족에게 사과했으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추가 의혹을 조사하고 필요할 경우 특별근로감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권태성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은 16일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건 처리 경과를 질의하자 "진정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대리인 현황을 파악하고 참고인·진정인 조사 등을 거쳐 시정지시를 하다 보니 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4월14일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북한이탈주민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의원은 유족의 설명을 토대로 고인이 새벽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한 뒤 다시 현장에 투입돼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근무하는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지적했다.

안전관리와 폭행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고인이 야간 차량 통제 업무를 맡으면서 적절한 안전교육이나 장비를 제공받지 못한 채 막대기 하나로 신호수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차량 통제 과정에서 운전자와 시비가 붙은 뒤 현장관리자로부터 심한 욕설과 폭행을 당했고, 이후 차량에 발이 깔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산재 은폐와 임금 차별 의혹도 나왔다. 김 의원은 고인이 산업재해 신청을 요구하자 회사 측이 이를 막으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약 10년간 일한 숙련노동자였던 고인의 하루 일당이 16만원으로 신입 노동자의 18만원보다 적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폭행과 괴롭힘, 산재 은폐 등 종합세트가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며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노동청의 사건 처리 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유족이 지난 5월7일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했지만 관할 강남지청이 두 달 넘게 지나서야 회사에 1차 시정지시를 내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원실이 9월16일 사건 처리 경과 자료를 요구하자 이틀 뒤 추가 시정지도 공문을 보냈다며 대응이 적절했는지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조금이 아니다. 상당 기간 지체가 된 것"이라며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대응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건 처리 과정에 부당한 지연이나 소극행정이 없었는지 확인하고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청장은 임금 차별 관련 진정이 9월23일, 산업안전 관련 진정이 10월1일 각각 접수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건 처리 방향 등을 별도로 정리해 의원실에 보고하고, 필요할 경우 특별근로감독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민광제 강남지청장은 사건 처리 지연에 대해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강남지청은 직장 내 괴롭힘과 임금체불·장시간 근로, 산업안전 등 세 분야로 나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정인 조사는 모두 마쳤으며, 직장 내 괴롭힘은 사업주가 외부 노무사를 통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금체불 관련 피진정인 조사도 완료한 상태다.

강남지청은 고인의 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고 산재 은폐 의혹 등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제도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사용자가 가해자로 지목된 사건에서 사용자에게 조사를 맡기는 방식이 노동청의 소극행정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원옥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노동부가 지난 4월 근로감독관이 선제적으로 조사하도록 지침을 마련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 조사가 정당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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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훈 기자

Kang Yeong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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