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약 840조원의 에너지 부문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최대 0.07%포인트 낮아지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0.0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탄소중립 이행경로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6~2050년 에너지 공급 부문 누적 투자액은 839조4000억~843조3000억원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2035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 줄이는 '선형감축'과 61% 줄이는 '조기감축' 등 두 경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2025~2060년 경제성장률은 선형감축에서 연평균 0.07%포인트, 조기감축에서 0.06%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축 방식에 따라 경제적 부담이 집중되는 시점은 달랐다. 조기감축은 초기 강한 배출 규제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일찍 나타나지만 저탄소 기술 개발·보급이 앞당겨지면서 충격이 분산됐다. 반면 선형감축은 초기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기술 확산이 지연되면서 2050년 무렵 충격이 집중됐다.
이에 따라 2050년 국내총생산(GDP)은 추가적인 탄소감축 노력이 없는 기준 시나리오보다 선형감축에서 10.2%, 조기감축에서 8.2%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모형상 탄소가격은 2025년 말 톤당 약 7달러에서 2050년 1352~1488달러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을 통해 격리해야 하는 이산화탄소량도 2050년 연간 1억1600만~1억25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산업별로는 정유·화학·시멘트·철강 등 탄소배출이 많은 제조업과 발전업에 부담이 집중됐다. 배출 규제로 생산비용이 증가하면서 생산과 부가가치가 감소하고 자동차 제조업과 건설업에도 영향이 파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탄소중립 정책의 경제적 비용만 분석했으며 기후변화 완화에 따른 편익은 반영하지 않았다. 한은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기후변화 완화 편익이 연평균 성장률 0.3%포인트 수준으로, 이번에 추정한 탄소중립 비용을 대체로 웃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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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경제적 파급영향 측면에서 선형 및 조기감축 경로 간 차이가 크지 않으나 부담이 집중되는 시기가 뚜렷이 갈릴 수 있다"며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물가안정과 경기안정 간 상충관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