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하늘에서 무언가 우수수 떨어진다. 땅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 있다. 장대비가 쏟아지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물방울이 아닌 총알이다. 총알이 비처럼 우르르 쏟아진다. 순간 총알이 떨어진 이유를 명쾌하게 알려주는 NCT 마크의 총알 같은 파워 래핑이 훅 치고 들어온다. NCT 마크가 지난 16일 발표한 싱글 ‘프락치(Fraktsiya)’의 뮤직비디오 도입에 대한 설명이다.
마크는 이 곡에서 총알의 파괴력을 지닌 딴딴한 랩을 쉬지 않고 내뱉는다. “Uh, You don't know this / 낙하산 Parachute I popped it / 떨어진 Pocket 밤새 / Swapping coffins monsters conscious / And it's all like that / Big bounty man I / go bald like that / Territory 난 지나쳐 버려 Back / 2 Phones 전화해 Camp / 팬덤 Mosh pit.” 마크가 단 12초 만에 뱉는 랩의 분량이다. 선명하게 들리는 정갈한 발음에 묵직한 발성, 비트를 쥐고 흔드는 유연한 플로우까지. 빠르지만 이음새 탄탄한 마크의 래핑은 귀에 내리꽂는 타격감이 상당하다.
팔에 난 잔털이 전율로 쫑긋 서는 느낌을 받을 때, “Uh 내가 말해줄게 나는”이라며 기습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이영지의 벌스에 온몸의 털이 곤두선다. 강한 것과 센 것이 맞붙으며 일으키는 랩의 충돌은 가히 폭발적이다. 마크와 이영지의 ‘프락치’를 듣고있자면 랩 서바이벌에서 종종 래퍼들이 내지르던 ‘랩으로 찢어줄게’라는 말 뜻이 오롯하게 이해된다.

정교하고 세련된 테크닉으로 ‘프락치’의 3분 12초를 채운 두 사람은 자신들의 실력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떨어질 재능이 없어 들이박아버리니”라는 일갈과 함께 랩으로 그 진가를 증명한다.
묵직한 808 베이스와 강렬하게 반복되는 신디사이저 그리고 UK 드릴 요소를 결합한 ‘프락치’는 그동안 마크가 보여준 적 없던 사운드 시도와 날카로운 래핑으로 귀를 매료한다. 마크와 이영지는 자신의 모습을 프락치(특수한 사명을 띠고 어떤 조직체나 분야에 들어가서 본래의 신분을 속이고 몰래 활동하는 사람)에 빗대어 표현, 서로의 영역을 오가도 ‘톱’ 반열인 자신감을 보여준다.
월드와이드 그룹 NCT의 멤버이자, 실력파 래퍼로도 인정 받는 마크. 펌핑의 차원이 다른 파워 래퍼이자 대중의 사랑을 받는 천재 예능인 이영지. 두 사람은 자신들이 뭐라 불리건 힙합에 있어서 그 능력이 특별하고 앞선다는 걸 ‘프락치’로 여유있게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