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의 부재 안 느껴지게 하는 이채민의 신선한 연기...기대감 UP

'폭군의 셰프' 2화에는 표고버섯, 새우, 멸치를 활용해 감칠맛을 극대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재료지만 표고버섯의 구아닐산, 멸치의 이노신산, 새우젓의 글루탐산 등 각기 다른 계열의 아미노산을 적절한 비율로 조합하면 감칠맛이 수백 배로 증가하는 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그리고 '폭군의 셰프'라는 드라마가 바로 그러했다. 소재 자체가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당량의 배합을 찾아내며 완벽한 감칠맛을 구현했다.
tvN 새 토일 드라마 '폭군의 셰프'(연출 장태유·극본 fGRD)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가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의 소유자인 왕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서바이벌 판타지 로코물이다.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를 원작으로 하는 가상 역사물로 파리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헤드셰프 연지영 역에는 임윤아, 폭군이자 절대 미각을 겸비한 '연희군' 이헌 역에는 이채민이 출연한다.

1~2회에서는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에 휘말리며 조선 한복판에 떨어지게 된 연지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흐름은 타임슬립과 로맨틱 코미디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이 과거에서 조력자를 만나고 다른 주인공과 계속해서 얽히는 구조가 이어지며 극을 전개해 나갔다.
'폭군의 셰프'는 여기에 요리라는 차별점을 뒀다. 1화의 비빔밥, 2화의 수비드 스테이크가 다뤄졌는데 조리 과정과 완성된 모습은 시청자들의 식욕을 돋웠다. '바람의 화원' '뿌리깊은 나무' '홍천기' '밤에 피는 꽃' 등 사극 불패를 써왔던 장태유 감독은 특유의 연출을 바탕으로 풍미를 배가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JTBC '킹더랜드' 이후 2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윤아는 로코퀸의 명성을 이번에도 증명했다. 개기일식으로 갑자기 조선시대에 떨어진 연지영 역을 맡은 임윤아는 프로페셔널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셰프이자 할 말은 하는 사이다 캐릭터로 속시원함을 선사했다.
윤아가 검증된 상수에 가까웠다면, 상대역으로 나선 이채민은 변수가 많았다. '폭군의 셰프'는 최초 이헌 역에 박성훈을 캐스팅했다. 하지만 성인물 표지 논란으로 박성훈이 작품에서 하차하며 이채민이 급하게 합류했다. 기본적으로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본인 스스로도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다"고 말했지만, 이채민은 꾸준한 노력으로 이를 뒤집었다. 안정된 사극톤을 바탕으로 등장을 알린 이채민은 윤아와의 남다른 연상연하 케미를 선보이며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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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이를 후반부까지 이어가는 것이다. 가상 역사물 '폭군의 셰프'는 로맨틱 코미디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이야기도 담고 있다. 연산군을 모티브로 한 연희군은 갑자사화로 추정되는 갑신사화에 대한 빌드업을 쌓고 있다. 이는 결국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진다. 다만 이 역시 특별하게 신선한 서사는 아니다. 결국 이채민이 이헌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연기로 표현했는지에 따라 후반부의 무게감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요리 실력을 선보인 지영은 이헌이 진짜 연희군임을 깨닫게 됐다. 이헌은 지영의 요리 솜씨를 인정하며 한양으로 데리고 돌아간다. 이때 이헌의 후궁 강목주(강한나)가 지영을 발견하고 경계하는데 세 사람을 중심으로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옥씨부인전', '원경' 등의 사극 작품이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에는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할 만한 작품이 사라졌다. '폭군의 셰프'는 요리라는 특별한 무기를 앞세워 초반 기세를 잡았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4일 방송된 '폭군의 셰프' 시청률은 6.6%(전국기준)를 기록했다. 1회 4.9%와 비교하면 1.7%P 상승했다. OTT 플랫폼 순위 전문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서도 '폭군의 셰프'는 오프닝 스코어 3위를 기록했다.
감칠맛을 극대화한 '폭군의 셰프'가 익숙한 맛이 가장 무섭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