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고 싶었다"…반지하방 쓸쓸히 숨진 20대, 한 맺힌 메모

"나는 살고 싶었다"…반지하방 쓸쓸히 숨진 20대, 한 맺힌 메모

이은 기자
2025.09.30 09:51
고독사 현장 정리 등 특수청소 일을 하는 사연자가 일과 감정을 떼어놓는 것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고독사 현장 정리 등 특수청소 일을 하는 사연자가 일과 감정을 떼어놓는 것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고독사 현장 정리 등 특수청소 일을 하는 사연자가 일과 감정을 떼어놓는 것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특수청소 일을 하는 30대 남성 사연자가 출연했다. 특수 청소란 고독사, 자살, 화재 등 정신·위생적 위험이 존재하는 특정 공간을 청소 및 정리하는 작업을 뜻한다.

이날 방송에서 사연자는 "일반적인 청소를 하다가 특수 청소를 하게 됐다"며 "감정을 내려놓고 청소하고 싶은데 공과 사 구분이 어렵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자살, 고독사에 관한 기사를 보게 됐다. 나라에서 사후 처리를 해주는 줄 알았는데 민간 업체더라.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가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특수청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사연자는 고독사 현장의 경우 가족, 이웃 등 주변인들에 의해 현장이 발견되고 범죄 혐의가 없을 시 장례 절차가 진행되는데, 유족의 의뢰를 받아 현장 청소를 한다고 밝혔다.

고독사 현장 정리 등 특수청소 일을 하는 사연자가 고독사 현장을 작업하다 감정적인 동요를 겪은 일이 있었다며 여러 일화를 털어놨다./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고독사 현장 정리 등 특수청소 일을 하는 사연자가 고독사 현장을 작업하다 감정적인 동요를 겪은 일이 있었다며 여러 일화를 털어놨다./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사연자는 "연평균 150~200건 정도 된다. 그 중 40%는 청년 쓰레기 집, 40%는 고독사 및 자살 현장 유품 정리 등이다"라고 밝혔다.

사연자는 3일 전 고독사 현장에 다녀왔다며 "그 공간 안에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했다. 거기서 구조해서 입양까지 보냈다. 일주일간 아무것도 못 먹었더라"라며 무거웠던 마음을 전했다.

MC 이수근이 "어르신이 돌아가셨나"라고 묻자 사연자는 "나이가 젊으셨다. 40대 초반이셨다"라고 답해 충격을 안겼다.

사연자는 또 "20대 초반 남성의 고독사 현장을 찾았다. 반지하였고 분위기가 무겁고 냄새가 많이 났다. 침대 옆에 '햇빛 드는 방에 살고 싶다. 나는 정말 살고 싶었다'는 메모가 있었다. 그걸 발견하고 다 뛰쳐 나왔다. 일을 못하고 감정에 잠겨있었다"고 털어놨다.

고독사 현장 정리 등 특수청소 일을 하는 사연자가 일하다 겪는 고충을 털어놨다./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고독사 현장 정리 등 특수청소 일을 하는 사연자가 일하다 겪는 고충을 털어놨다./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사연자는 작업할 때 시신을 직접 보지는 않지만 여러 고충이 있다고 했다.

그는 "부패 조직, 손가락, 손톱, 치아 등 신체 일부를 보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장이 처참하다보니 일 배우러 왔다가 중간에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날씨와 관계 없이 365일 방호복을 입고 작업해야 한다고.

MC 서장훈은 "동료가 다 또래일 거 아니냐. 죽음을 직접 맞닥뜨릴 일이 많지 않은데 젊은 사람들이 그 일을 하면서 감정적으로 힘들 것"이라며 "시신이 옮겨졌다고 하더라도 분위기 자체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을 거다. 그게 당연하다"고 반응했다.

이어 "어느 누구도 마지막 가는 길이 정리되지 않고 지저분한 걸 원하지 않을 거다. 돌아가신 분의 마지막을 잘 정리해 드린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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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 기자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연예 분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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