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가 시즌을 거듭하며 또 한 번 시청자의 강한 지지를 확인했다. 무지개 운수의 복수 대행 서사는 이번 시즌에도 강한 몰입감을 만들었고, 전국 최고 시청률 14.2%(14회)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극을 이끄는 축은 이른바 '무지개 다크히어로즈'다.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를 중심으로 안고은(표예진), 최주임(장혁진), 박주임(배유람)이 팀을 이루고, 그 위에서 장성철(김의성) 대표가 팀을 운용한다. 김의성이 연기한 장성철은 지지대 역할을 맡아 무지개 운수의 세계관을 단단히 붙잡았다.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는 마음이에요. 처음에 '모범택시' 출연 제안을 받고 대본을 읽었을 때 이 이상하고 어둡고 거친 드라마가 5년 이상 큰 사랑을 받는 드라마가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시청자를 지지하게 만든 건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그저 과분한, 그냥 사랑이 아닌 응원과 지지 같아요. 그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감사하고 감격스러워요."
'모범택시'가 내세운 사적 복수 서사는 법이 닿지 못한 억울함을 대리 해소하는 감정적 통로로 작동해 왔다. 장성철은 그 통로 한가운데에서 무지개 운수를 '서비스'가 아닌 '책임'으로 묶는 인물이다. 특히 시즌3에서 김의성은 흔들리되 중심을 잃지 않는 어른의 태도로 장성철을 확장했다.
"대단한 어려움 같은 건 없었어요. 시즌1 때는 이 인물이 극단적인 선함과 악함을 가지고 있는, 의도는 선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잖아요. 시즌을 거듭하면서 그런 고민은 뒤로 밀어 넣고 각각의 에피소드를 팀으로 풀어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니까 연기하는 것도 단순해지고 가볍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잘 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심각하진 않았어요. 저는 이 드라마로 2년에 한 번 이미지 세탁할 수 있어서 좋죠(웃음)."

'모범택시'가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유는 통쾌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법이 해결하지 못한 억울함을, 이야기 속에서라도 정면으로 해소해 주는 판타지가 정교하게 설계돼서다. 김의성은 이 지점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권에서도 통하는 이유라고 봤다. 어디에서나 억울함은 존재하고, 제도는 늘 늦거나 멀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지개 운수의 단순함을 비현실로 치부하면서도 동시에 응원한다.
"이 드라마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굉장히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어디건 법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억울함을 모두가 느끼고 있지 않나 싶어요. 이야기 속에서나마 그런 억울함을 과감하게 풀어주고 법으로 해결 못 하는 사적 복수를 해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무지개 운수의 쾌감이죠. 그래서 이 팀을 응원하는 마음들이 생겨나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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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즌을 끌어온 힘은 결국 사람의 합이다. 무지개 운수 5인방은 매번 다르게 분장하고, 매번 다른 직업을 연기하지만, 관계의 온도는 변하지 않는다. 김의성은 이 관계를 "끈끈함"이라는 말로 과장하지 않았다. 대신 오래 함께해서 생긴 담담함, 그 담담함이 캐릭터를 닮아가는 묘한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5년 정도 오니까 팀워크가 단단해 보이는 걸 수도 있겠죠. 저희는 담담한 사이에요. 그런데 우리끼리 있을 때는 소위 본체들이 극 중 캐릭터들과 조금씩 더 닮아가는 것 같아요. 고은이는 점점 두 주임을 우습게 보고 야단도 잘 치고, 두 주임들은 점점 지능이 낮아지는 것 같고, 저도 점점 허허실실해지는 것 같고. 변함없는 건 도기. 그런 데서 팀워크 아닌 팀워크가 생기고 있다고 느껴요."
빌런의 잔혹함은 이 시리즈의 핵심 동력이다. 악이 강할수록 응징의 쾌감은 선명해진다. 김의성은 '가장 분노하게 만든 빌런'으로 시즌1 첫 에피소드를 꼽았다. 그리고 시즌3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빌런으로 장나라를 언급했다.
"감정적으로 인상에 남았던 건 시즌1의 첫 번째 에피소드요. 지체 장애 소녀를 데려다가 착취한 이야기였죠. 그 에피소드가 빌런 중 가장 분노를 끓게 했어요. 시즌3에서는 장나라요. 연기를 징그럽게 잘하셔서요. 저희 업계 일이기도 하니까 더 흥미가 갔어요."

'모범택시' 시리즈에서 김의성은 품 넓고 인정 많은 사장님이지만, 이 작품을 벗어나면 악역으로 대중에 더 익숙하다. 그래서 장성철의 선의는 종종 근거 없는 의심이 함께 따라붙는다. 김의성은 그 불신을 피하거나 부담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감사하게 받아들였고, 그 이미지가 화제가 되는 현상 역시 콘텐츠가 충분히 재미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봤다.
"악역 이미지는 100%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거잖아요. 이미지가 고정된다는 거에 두려움이 없어요. 되게 그런 걱정을 하는 후배들을 봐요. 그러면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해요. '그 이미지도 없는 배우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식으로든 너를 대표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라고요. 그런 이야기가 화제가 된다는 건 드라마가 충분히 재밌으니까 작은 이야기까지 퍼져나간다고 생각해서 멋진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시즌4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안 할 이유는 없다. 배우끼리 시즌2가 끝났을 때 시즌3 빨리하자고 이야기했었는데, 지금은 쉽게 이야기가 못 꺼내고 있다. 더 좋고 소중해서 그런지 섣불리 말 꺼내기 어려운 게 있다. 비유하자면 서로 되게 좋아하는 대학생 커플인데 한 사람이 유학 가게 돼서 공항에서 '이게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하는 그런 마음 같다. 좋은 IP를 쭉 끌고 가는 건 산업에도 좋은 거라 계속됐으면 좋겠다. 물론 도기의 몸만 성해서 액션을 할 수 있다면"이라고 말했다.
'모범택시'는 김의성에게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이 작업이 조금 더 특별하다고 느끼는 건 배우로서 어떤 역할을 맡아서 출연한다는 의미보다 팀으로 뭔가를 해낸다는 게 있어요. 더 드라마 안에서 사는 느낌이에요. '모범택시'를 하는 동안에는요. 또 한국의 영상 산업 분야가 최근 부침도 많았고 점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꾸준히 한 프로젝트가 사랑받고 올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 겸손해지는 마음이 커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