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북치는 '쇼미12' 장구치는 '야차의 세계', 다시 격동하는 힙합 [예능 뜯어보기]

"얼쑤!"…북치는 '쇼미12' 장구치는 '야차의 세계', 다시 격동하는 힙합 [예능 뜯어보기]

한수진 기자
2026.01.26 11:49
Mnet '쇼미더머니12'에서 마이크로닷이 불구덩이 60초 랩 미션에서 탈락했으나, '야차의 세계' 부활전을 통해 다시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본 프로그램은 심사위원 심사와 단계별 미션을 통한 경쟁 구조를, '야차의 세계'는 정해진 룰 없이 생존을 위한 랩 배틀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제공한다. 두 프로그램은 동일한 제작진과 참가자를 공유하면서도 다른 경쟁 방식을 통해 각각 '제도'와 '야성'의 재미를 제공하며, 목요일 본방송과 토요일 '야차의 세계' 방송이 티빙 유료가입기여 1위를 기록했다.
'쇼미더머니12' 방송화면 / 사진=Mnet, 티빙
'쇼미더머니12' 방송화면 / 사진=Mnet, 티빙

Mnet '쇼미더머니12' 화제의 참가자 마이크로닷은 불구덩이 60초 랩 미션에서 탈락했다. 예상 밖 결과였던 만큼 그의 탈락은 곧바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마이크로닷의 탈락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쇼미더머니12' 부활전 티빙 '야차의 세계'에 합류하며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생겨서다.

4년 만에 돌아온 '쇼미더머니12'는 '패자 부활'이라는 새로운 판을 깔았다. 때문에 이번 시즌의 변화를 참가자 수나 무대 규모로만 한정해 설명하기는 어렵다. 통상 오디션에서 탈락은 곧 퇴장을 의미한다. 그러나 '쇼미더머니12' 제작진은 탈락자를 또 다른 경쟁의 무대로 세웠다. '쇼미더머니12: 야차의 세계'(이하 '야차의 세계')에서다.

본편('쇼미더머니12')과 히든 리그('야차의 세계')는 같은 제작진(CP 최효진, 연출 박소정·이미경)과 참가자를 공유하는 만큼 한 몸으로 볼 수 있지만, 구성은 아예 다르다. 물론 랩 배틀이라는 큰 틀은 같지만 승부를 가르는 규칙과 방식에서 차이가 크다. 본편이 프로듀서 심사와 단계별 미션을 통해 합격과 탈락을 가른다면, '야차의 세계'는 정해진 룰이 없는 환경에서 랩 배틀로 생존을 쟁취한다.

'쇼미더머니12' 방송화면 / 사진=Mnet, 티빙
'쇼미더머니12' 방송화면 / 사진=Mnet, 티빙

'쇼미더머니12'는 초반부터 참가자 풀의 폭을 강조했다. 지역 예선과 글로벌 예선을 확대했고, 신예·네임드·글로벌 래퍼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이는 곧 경쟁의 밀도를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풀의 규모가 커질수록 탈락자는 구조적으로 늘어난다. 참가자 수가 많아질수록 심사는 더 빠르게 압축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실력과 화제성에 비해 충분히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참가자가 생긴다.

'야차의 세계'는 이 지점을 보완하면서 '마지막 기회'라는 더 질긴 경쟁의 동력을 붙인다. '쇼미더머니12'로 돌아갈 수 있는 건 단 3명. 때문에 부활의 문은 더 좁고 더 잔혹한 통과의례가 됐다. 탈락자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면서 그 기회에 비싼 가격표를 붙인 셈이다.

그래서 시즌12의 재미는 하나로만 굴러가지 않는다. 본편은 여전히 '쇼미더머니'의 전통적인 엔진을 사용한다. 무반주 랩 심사, 불구덩이 60초 랩 미션처럼 즉시 판정이 내려지는 구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올 패스·충격 탈락의 반전이 긴장을 만든다. 즉, 본편은 규칙이 만들어내는 도파민으로 작동한다.

'야차의 세계' 방송화면 / 사진=Mnet, 티빙
'야차의 세계' 방송화면 / 사진=Mnet, 티빙

반대로 '야차의 세계'는 규칙이 사라지는 순간에 도파민을 만들어낸다. 목걸이를 빼앗는 방식, 싸이퍼가 성사되는 무질서한 과정, 배틀 상대를 두고 벌이는 심리전이 핵심이다. 참가자들이 "이게 서바이벌이지"라고 반응한 건 이 리그가 무엇을 겨냥했는지 말해준다. 본편이 심사 구조로 긴장을 설계한다면, 히든 리그는 생존 본능으로 긴장을 끌어낸다.

시즌12는 한 시즌 안에서 서로 다른 성격의 긴장을 분리해 운용한다. 본편은 '제도'의 재미, 히든 리그는 '야성'의 재미다. 이 분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두 프로그램이 단절된 외전이 아니라 동일한 세계 안에서 기능적으로 연결돼 있어서다.

목요일 본편 방송 이후 '야차의 세계'가 매주 토요일 낮 티빙에서 공개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본편이 방송된 뒤 며칠이 지나면 화제는 식기 마련이다. 시즌12는 그 지점을 추가 회차로 다시 끌어올린다. 목요일 본편이 만들어낸 여운과 궁금증이 토요일 히든 리그로 이어지고, 그 결과가 다시 다음 본편의 기대를 만든다. 본편의 파급을 OTT로 끌고 가고, OTT의 콘텐츠가 다시 본편의 관심으로 환류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쇼미더머니12'와 '야차의 세계'는 2주 동안 티빙 유료가입기여 1위를 기록했다.

'야차의 세계' 방송화면 / 사진=Mnet, 티빙
'야차의 세계' 방송화면 / 사진=Mnet, 티빙

오디션이 오래될수록 문제는 포맷의 익숙함이 아니라 경로의 단조로움이다. 참가자가 올라가는 길이 뻔하면 서사도 뻔해진다. 시즌12는 그 경로를 하나 더 뚫었다. 본편에서 떨어졌던 참가자들이 지하 리그에서 다시 경쟁하고 그중 일부가 되돌아오는 구조는 그 자체로 이야기의 레이어를 만든다.

'쇼미더머니12'가 다시 흥미로워진 이유는 결국 여기서 온다. 랩을 더 많이 보여줘서가 아니라 랩이 벌어지는 판을 더 정교하게 짰기 때문이다. 시즌12는 그 사실을 '야차의 세계'라는 두 번째 무대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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