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없이 격렬한 액션과 더없이 뜨거운 사랑. 잿빛 도시에서 뜨겁게 격동하는 순정이 설 극장가의 문을 두드린다. 조인성, 박정민, 신세경, 박해준이 한 화면에서 팽팽히 맞물리고,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휴민트'다.
4일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휴민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류승완 감독과 배우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류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드는 내내 현장에서 느낀 감정이 각별했다. 소중하고 끈끈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휴민트'의 이야기는 동남아 국제 범죄를 추적하던 국정원 블랙 요원 조 과장(조인성)이 자신의 작전에서 희생된 정보원이 남긴 단서를 쫓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며 시작된다. 그곳에서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신세경)와 접촉한 조 과장은 새 작전의 정보원으로 선화를 택한다.
같은 도시로 파견된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은 국경 지역 실종 사건을 조사하던 중, 그 배후에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 황치성(박해준)이 연루돼 있음을 감지한다. 서로 다른 목적으로 같은 공간에 모인 인물들은 의심과 불확실한 진실을 끌어안은 채 충돌하고, 각자의 선택은 되돌릴 수 없는 길로 향한다.

영화의 중심은 네 배우가 쌓아 올린 앙상블이다. 조인성은 임무 앞에서 냉철한 판단을 내리지만 정보원을 잃은 뒤 트라우마와 인간적 갈등을 동시에 안고 가는 조 과장을 연기한다. 그는 "추운 겨울날 서로 의지하면서 촬영했던 기억이다. 마지막 시퀀스를 찍은 게 아마 2월이었을 거다. 영화를 찍으면서 하루 빨리 관객에 선보일 수 있는 날을 학수고대했다. 그런 날이 다가와 기쁘고 떨린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으로 분해 냉정한 목적성을 지닌 인물이 특정 순간 흔들리는 지점을 촘촘히 짚는다. 그는 "지금까지 촬영했던 모든 작품들을 아끼지만 그중에서도 '휴민트'는 감정적으로 특별했던 현장이었다"고 작품을 향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건과 채선화의 멜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정민은 "박건의 목적성은 영화 초반부터 오로지 선화라고 생각한다. 늘 촬영하면서 선화를 마음에 품고 직진했다"고 말했다. 신세경은 "그간 해온 멜로와는 굉장히 다른 결이어서 기대됐다. 박정민과 같이 촬영한다고 해서 더 설렜고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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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준은 권력과 욕망에 충실한 황치성으로 돌아와 서늘한 긴장을 밀어 넣는다. 그는 "이전에 제가 연기했던 악당들이 몇 있는데, 이런 얄미움은 또 없었던 것 같다. 얄밉게 상대 눈을 보면서 심리를 건드리는 재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휴민트'의 액션 설계는 '류승완 영화'라는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인물의 감정과 목적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짜였다. 류 감독은 "군사 자문을 태상호 군사전문 기자가 '모가디슈'에 이어 해줬다"며 "총격전이 발생했을 때 인물 배치 같은 것들을 무술팀이 아니라 태상호 기자와 논의하면서 만들었다". 요새 관객들이 총기 관련해서 전문가 수준으로 매의 눈으로 본다. 연출부가 총알 개수를 계속 세서 탄창을 언제 갈아야 하는지도 체크했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국정원에 가서 사격 훈련과 기초 교육을 받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질문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며 "현재 쓰이는 권총 파지법을 배워서 영화에 응용했다. 교관님이 멋있었고, 그분만 따라 해도 현실감 있게 나올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정민도 디테일을 강조했다. 그는 "영화상에서는 그냥 흘러갈 수 있는 장면들일지라도 탄창 버리는 법부터 디테일을 챙겨주셨다"며 "비비탄을 사서 연습도 해보고 총에 익숙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총격뿐 아니라 사주 경계를 계속한다. 그 시선의 디테일까지 태상호 기자가 많이 알려줘 표현을 꽤 디테일하게 다뤘다"고 이야기했다.
박해준은 류승완 감독의 액션 연출에 대해 "같은 총이라도 본 적 없는 창의적인 걸 한다. '이걸 어떻게 찍을려나' 했던 것들이 근사하게 나오더라"며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휴민트'는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뿐 아니라 박건과 채선화의 멜로도 중요한 관전 요소다. 류 감독은 멜로와 액션의 우선순위에 대해 하나로 단정하지 않았다. 그는 "멜로가 중요하냐 액션이 중요하냐는 관객의 현재 상태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뭘 더 중점적으로 봐달라는 건 오히려 관람을 방해할 수 있다. 인물의 서사가 촘촘하지 않으면 액션에서 흥분이 생기지 않는다. 둘 다 중요했다"고 정리했다.
박정민은 "인간 박정민으로서 할 수 없는 선택과 결정을 박건으로서는 할 수 있었다"며 "오직 한 사람을 위해서 어디까지 내버릴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됐다. 그 인물을 연기하고 있는 제 모습이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설 연휴 개봉작으로서 각오도 전했다. 류 감독은 "연휴가 길다. 개봉하는 영화들을 다 봐주셨으면 한다"며 "영화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배우들의 매력을 최선을 다해 스크린에 담기게 판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관객이 '근사하다'고 느낄 법한 영화를 만들려고 능력 한에서 용을 쓰고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차가운 도시의 감각적인 풍경, 촘촘히 설계된 총기 디테일, 그리고 네 배우가 같은 공간에서 각기 다른 목적과 감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압도적인 앙상블까지. 극장에 갈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휴민트'는 오는 1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