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첼라서 보여준 대체 불가 존재감
8월부터 대규모 월드투어 전개

우주의 탄생을 알린 거대한 폭발. 그 장엄한 이름을 빌린 그룹 빅뱅(지드래곤, 태양, 대성)이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2006년 데뷔해 국내 가요계를 평정하고, 2010년대 K팝의 세계화 초석을 다지며 존재감을 각인시킨 이들이다.
그런 빅뱅의 시간은 2016년 정규 앨범 'MADE'(메이드) 이후 몇 장의 싱글을 제외하면 꽤 오랜 시간 멈춰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26년, 데뷔 20주년을 맞은 빅뱅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것도 여전히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자신들의 현재진행형 가치를 맹렬히 증명해내며 말이다.
그 화려한 귀환의 무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대형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펼쳐졌다. 코첼라 대형 스테이지 중 하나인 아웃도어 시어터에 오른 빅뱅은 67분 동안 이름처럼 거대한 에너지를 터뜨리며 관객을 압도했다.
지드래곤의 무대에선 솔로 투어 때부터 엿보였던 일말의 불안정한 라이브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으나, 빅뱅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세 사람의 아우라는 그마저도 덮어버릴 만큼 압도적이었다. 무대 위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뿜어져 나오는 오랜 내공의 정수, 그리고 이들만이 빚어낼 수 있는 특유의 음악적 시너지는 매 순간 관객에 짜릿한 전율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20년의 디스코그래피를 촘촘히 엮어낸 세트리스트는 사막 한가운데서 거대한 '떼창' 물결을 만들어냈다.

팀의 합만큼이나 각자의 고유한 색채를 증명하는 솔로 무대 역시 인상적인 관전 요소였다. 태양이 '링가 링가'(RINGA LINGA)로 클래스가 다른 그루브를 뽐냈다면, 지드래곤은 '파워'(PO₩ER)와 태양과의 유닛곡 '굿 보이'(GOOD BOY)로 대체 불가능한 힙합 아우라를 발산했다. 여기에 대성은 '한도초과'와 '날 봐, 귀순'로 K-트로트의 매력을 유쾌하게 보여주며 무대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해외 유력 매체 역시 빅뱅의 귀환에 찬사를 보냈다. 포브스는 빅뱅을 'K팝의 황제'라 칭하며 "글로벌 K팝 산업의 토대를 마련하고 후대 거의 모든 그룹의 음악과 패션, 포부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들에게 코첼라는 20주년 축제를 시작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무대"라고 평했다. 빌보드 또한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몰려든 열렬한 팬들이 K팝 세계 내 빅뱅의 굳건한 영향력을 증명한다"며 메가 히트곡으로 채워진 이들의 무대가 팬들을 "K팝의 황금기로 이끌었다"고 호평했다.
코첼라의 열기를 동력 삼아 빅뱅은 다시 전 세계의 팬들을 향해 나아간다. 오는 8월, 2017년 '라스트 댄스'(LAST DANCE) 이후 무려 9년 만에 빅뱅의 이름으로 월드투어 막을 올린다. 오랜만의 투어인 만큼 일찌감치 준비에 돌입했으며, 이번 투어 운영을 맡은 YG엔터테인먼트 역시 "완벽한 공연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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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의 심리적 거리도 한층 좁혔다. 빅뱅은 지난 21일 데뷔일(8월 19일)을 상징하는 오후 8시 19분에 맞춰 팬 플랫폼 비스테이지(b.stage)에 공식 커뮤니티와 소셜 채널을 열었다. 팬들과의 접점을 넓히며 데뷔 20주년을 더 특별하게 채워가겠다는 멤버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수많은 아이돌이 탄생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K팝 신에서 '20주년'이라는 타이틀은 그 자체로 거대한 훈장이다. 활동의 지속, 음악성, 대중성, 팬덤 가운데 무엇 하나라도 결여되면 쉽게 닿을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빅뱅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무대 위에 서는 이들은 자신들의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재증명할 '실력'으로 다시 한번 K팝 신의 중심을 향해 나아간다. 기나긴 공백을 깨고 다시 맹렬히 타오를 준비를 마친 지금, 빅뱅이라는 우주는 또 한 번 거대한 팽창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