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ㅣ 팝 레전드의 인생을 담은 흔적 대표곡들

'마이클'ㅣ 팝 레전드의 인생을 담은 흔적 대표곡들

김성대(대중음악 평론가) ize 기자
2026.05.05 08:39
영화 '마이클'의 제작진은 마이클 잭슨의 인생을 다룬 전기영화 OST에 수록될 대표곡들을 선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I'll Be There'는 잭슨 파이브의 첫 발라드 싱글이자 마이클의 성숙함을 보여준 곡이며, 'Never Can Say Goodbye'는 마이클의 변성기 직전 절창을 만끽할 수 있는 곡이다. 'Beat It'은 청소년 폭력 문제를 다루고 하드 록 기타를 전면에 내세운 곡으로, 뮤직비디오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영감을 받아 반목과 분쟁에서의 이탈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영화 '마이클'의 제작진이 대표곡들이 수두룩한 마이클 잭슨의 인생을 다룬 전기영화 OST에 등장할 노래를 선별하는 것은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영화 ‘마이클’ OST를 듣다보면 추억이 방울방울 떠오를 것이다. 이 리스트는 공식 ‘마이클’ 사운드트랙 순서에 따른 것이다.

I’ll Be There

잭슨 파이브는 ‘I Want You Back’, ‘ABC’, ‘The Love You Save’ 싱글 세 장으로 10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찍고 데뷔 1주년 즈음 세 번째 앨범 ‘Third Album’을 발매한다. ‘I’ll Be There’는 그 3집의 대표곡으로, 잭슨 파이브로선 처음 선보인 발라드 싱글이었다. 메인 작곡가인 윌리 허치는 형제간 우애를 다룬 버전과 로맨틱한 분위기를 강조한 버전 두 개를 썼는데 최종 후자 쪽으로 기울었다. 형 저메인이 함께 부른(저메인은 자신이 리드 보컬을 맡을 줄 알았다) 이 노래는 그래서 늘 꼬마로만 인식됐던 마이클의 싱어로서 성숙함을 마음껏 과시한 노래였기도 하다. 그룹에게 연속 네 번째 넘버원 싱글이 된 ‘I’ll Be There’를 두고 생전의 마이클은 “가장 결정적인 히트곡이었다”고 했다.

Never Can Say Goodbye

잭슨 파이브 5집 ‘Maybe Tomorrow’(1971)에 수록된 곡으로, 당초 작곡가 클리프턴 데이비스가 걸그룹 슈프림스를 주려 만든 곡이었지만 잭슨 파이브에게 더 적합하리란 모타운의 내부 결정으로 마이클이 마이크를 잡게 됐다. 이 노래는 여러 번 리메이크도 겪었는데 케이팝 팬들에겐 아이브의 ‘After LIKE’에 샘플링된 가수로 익숙할 글로리아 게이너의 버전이 유명하다. ‘Never Can Say Goodbye’는 ‘I’ll Be There’처럼 버블검 팝 성향에서 벗어나고 있는 마이클의 변성기 직전 절창을 만끽할 수 있는 곡으로, 초등학교 6학년 나이에 이처럼 ‘떠나려는 연인을 붙잡지 못하는 복잡한 마음’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내는 건 타고났다고밖엔 표현할 길이 없다.

Who’s Lovin’ You

미러클스의 ‘Who’s Lovin’ You’는 미러클스 멤버인 스모키 로빈슨이 쓰고 부른 노래다. 이 노래는 마이클이 베리 고디와의 첫 번째 오디션에서 부른 곡이기도 한데, 고디는 마이클의 노래를 듣고 아이들로 구성된 그룹과는 계약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원칙을 철회했다. 고디는 수년 뒤 마이클이 원작자인 스모키보다 이 곡을 더 잘 표현했다고 인정했고, 원작자인 스모키 역시 “그 꼬마 천재”가 작곡가로서 자신의 꿈을 이루게 해주었다고 회고했다. 마이클은 1969년 12월 14일, 전설의 에드 설리번 쇼에 나가 이 노래를 열창해 잭슨 파이브 커리어의 진정한 시작을 알렸다. ‘I Want You Back’ 싱글의 비사이드로도 실린 ‘Who’s Lovin’ You’는 69년 10월 7일에 발매돼 6주 만에 2백만 장 이상이 팔려나갔다.

Medley: I Want You Back / ABC / The Love You Save

‘I Want You Back’, ‘ABC’, ‘The Love You Save’는 잭슨 파이브의 명성을 시작부터 공고히 해준 메가 히트곡들이다. 베리 고디가 만든 작곡팀(요즘의 송 캠프를 떠올리면 되겠다) 코퍼레이션이 쓴 ‘I Want You Back’의 원래 제목은 ‘I Want to Be Free’로, 애초 글래디스 나이트 앤 핍스에게 갈 곡이었다. 하지만 베리 고디는 잭슨 파이브에게 더 어울릴 곡이라 판단했고 제목도 ‘I Want You Back’으로 바꿔 자신만의 버블검 솔(Soul)을 만들어낸다.

코드 진행이 비슷한 ‘ABC’와 ‘The Love You Save’도 ‘I Want You Back’을 따라 미국 차트 정상에 똑같이 오른 달콤한 팝솔 곡들로, 저 두 곡 앞에 무릎 꿇은 노래들은 놀랍게도 모두 비틀스의 것들(‘Let It Be’와 ‘The Long and Winding Road’)이다.

‘1981년 미국 투어’에서 가져온 음원이라는 설명을 보니 잭슨 파이브의 황금기를 연 이 메들리의 출처는 마이클이 ‘Off the Wall’로 더욱 유명해진 뒤 합류한 잭슨스의 ‘트라이엄프’ 투어 때로 보인다. 영화에서도 이때를 비중 있게 다룬다는 얘기겠다.

Ben

‘Ben’은 원래 마이클의 라이벌 도니 오스몬드가 부르기로 했던 곡이었지만 투어 일정으로 보류했다가 결국 마이클에게 갔다. 쥐와 아이의 우정을 다룬 영화 ‘벤’의 주제곡으로 쓰인 이 노래는 그러나 온갖 혹평을 받은 영화와 달리 빌보드 핫100 1위 자리에 16주간을 머물고(마이클의 솔로 커리어에서 첫 1위였다) 골든 글로브 주제가상까지 거머쥐며 완전히 다른 대접을 받는다. ‘마이클’에서 다룰 트라이엄프 투어 장면에서 마이클은 이 노래도 부르는 것 같다.

Don’t Stop ’Til You Get Enough

듣는 사람에 따라 선정적으로 느낄 수도 있을 사랑의 주제와 노랫말을 가진 이 곡은 마이클이 처음 스스로 썼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Off the Wall’로 마이클과 전설의 첫 페이지를 쓰기 위해 영입된 퀸시 존스는 강렬한 리듬을 가진 이 노래를 듣자마자 반해 앨범에 넣기로 했다. 곡의 얼굴이 되는 도입부 루이스 존슨의 베이스 라인을 들은 프로듀서 로드니 저킨스는 2016년 한 다큐멘터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래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베이스 인트로는 듣는 이의 마음을 곧장 낚아채 버리죠.” 마이클의 첫 자작곡인 ‘Don’t Stop ’Til You Get Enough‘ 영상은 마이클의 첫 뮤직비디오이기도 하다. 영화 예고편에선 이 뮤직비디오 현장을 직접 인용하고 있는데, 특히 브리지에서 한없이 행복한 표정의 마이클이 세 명으로 늘어나 춤을 추는 모습은 백미다.

Beat It

한때 국내에서 이 곡의 후렴구는 마이클 잭슨을 대변했다.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싱클래비어 인트로와 일렉트릭 기타 리프, 코러스 멜로디, 그리고 케이팝 칼군무의 조상쯤 될 스트리트 그룹 댄스까지. ’Beat It’에는 팝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모두 담겨 있었다. 이 곡은 퀸시 존스가 마이클에게 낵(The Knack)의 ‘My Sharona’ 리듬과 활력에 버금가는 격렬한 록 스타일 곡을 권하며 잉태됐다. 마이클은 퀸시의 제안에 “내가 음반 가게에서 사고 싶을 만한 록 음악”을 구상했고 그 결과 주제는 당시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청소년 폭력을, 음악은 프로듀서의 주문대로 하드한 록 기타를 전면에 깐 스타일을 심었다. 스네어 드럼 사운드가 독특한데, 이는 마이클이 우연히 발견한 드럼 케이스 울림을 드러머 제프 포카로의 연주 위에 얹은 것이다. 이젠 전설이 된 기타 솔로는 후(The Who)의 피트 타운센드와 일정 조율이 안 돼 대체 섭외된 에디 밴 헤일런이 20분 만에 쳐낸 것으로, 에디는 처음 퀸시 존스의 전화가 장난 전화인 줄 알고 이 기회를 놓칠 뻔했다. 다른 뮤지션들과 협업을 꺼리는 멤버들에게 말도 않고 참여한 에디는 자신이 좋아서 한 일이라며 연주료도 받지 않았다.

‘Beat It’을 온전히 체험하기 위해선 뮤직비디오를 봐야 한다. 맥도날드의 광고를 “정교하고 리드미컬한 편집으로” 연출한 밥 지랄디를 영입한 마이클은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싸움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반목과 분쟁에서의 이탈이라는 곡 메시지를 전했다. 베테랑 댄서 마이클 피터스, 빈센트 패터슨이 양측 갱단 두목으로 나오고 그 외 스물다섯 명 댄서들과 실제 갱단 청년들 50여 명이 단역, 엔딩 군무 시퀀스를 위해 투입되었다. 15만 달러 예산이 투입된 이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도 ‘마이클’에서 제법 디테일하게 다룰 것으로 안다.

Thriller

앨범 ‘Thriller’가 마이클에게 벼락같은 명성을 안겨주었다면 곡 ‘Thriller’는 만든 로드 템퍼튼에게 돈벼락을 안겨주었을 법하다. ‘Off the Wall’에서 훌륭한 지원군이 되어준 템퍼튼은 다시 참여한 마이클의 앨범에서 타이틀곡을 꿰차게 되는데, 그 곡의 원래 제목은 ‘Midnight Man’이었다. 하룻밤 고민 끝에 ‘Thriller’로 방향을 잡은 템퍼튼은 “밤거리를 홀로 걷는 사람을 공포에 떨게 할 괴물과 좀비”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써냈다. 마지막 섬뜩한 고딕 랩은 당시 71세였던 배우 빈센트 프라이스가 맡았다. 퀸시 존스의 아내 페기 립턴 존스의 지인이던 빈센트는 1975년 앨리스 쿠퍼의 ‘The Black Widow’ 인트로에서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전무후무한 14분짜리 뮤직비디오가 될 것이었음에도 월터 예트니코프는 발매한 지 1년이 지난 앨범 수록곡 홍보비로는 1달러도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로써 마이클은 감독 존 랜디스, 프로듀서 조지 폴시 주니어와 영상 홍보를 도와줄 파트너를 직접 물색하게 되는데, 뮤직비디오와 메이킹 필름 방영권을 협상 조건으로 쇼타임(Showtime)과 MTV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세 사람은 마이클의 사비까지 더해 겨우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Beat It’을 함께 한 마이클 피터스와 빈센트 패터슨이 다시 합류했고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서 해리슨 포드의 의상을 디자인한 존 랜디스의 아내 데버라 랜디스가 마이클의 상징이 될 붉은 가죽 재킷을 만들어냈다. 마이클을 포함한 그 섬뜩했던 좀비들의 분장은 존 랜디스의 영화 ‘런던의 늑대 인간’에서 괴물 분장을 맡은 특수 분장의 거장 릭 베이커가 맡았다. 이 모든 노력 끝에 뮤직비디오의 금자탑이 된 ‘Thriller’는 앨범도 곡도 ‘마이클’에서 꽤 깊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Billie Jean

도입부 1~2초만 듣고 그 곡을 알아맞히기란 쉽지 않다. 그런 곡은 많지도 않다. ‘Billie Jean’은 듣는 순간 반사적으로 ‘마이클 잭슨’과 ’빌리 진’ 또는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을 떠올리게 만드는 노래다. 단호한 온기를 품은 은두구 챈슬러의 8비트 리듬, 허기진 짐승이 천천히 다가오는 듯한 베이스의 긴장감(루이스 존슨의 솜씨다), 레이어링 된 신시사이저의 은밀한 속삭임. 시작부터 뼈대로서 돌파하는 저 삼엄한 삼중주에 균열을 내는 웰던 딘 파크스의 관능적인 펑키 기타까지. 도무지 빈틈을 찾을 수 없는 이 순수한 알앤비 댄스 팝 트랙은 아흔한 차례 믹싱을 시도해 두 번째 믹스를 최종 수록한 ‘Thriller’ 앨범의 음악적 출발점이었다. 애초 제목이었던 ‘Not My Lover’에서 알 수 있듯 이 곡은 마이클과 형제들을 괴롭혀온 소녀 열성 팬들이 선을 넘어 들이댄 ‘친자 논란 사건’을 다루었다. 곡의 완성도에 비해 뮤직비디오 완성도는 다소 아쉬운데, 휴먼 리그의 ‘Don’t You Want Me’를 보고 섭외한 스티브 배런은 작위적이고 밋밋한 작품으로 마이클 뮤직비디오 역사에서 눈에 띄는 족적을 남기진 못했다. 특히 CBS 레코드가 추가 비용 5천 달러를 지원해주지 않아 쇼윈도 마네킹과 마이클이 함께 춤을 춘다는 설정이 반영되지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쉬울 대목이다. 아무래도 영화에서 ‘Billie Jean’은 모타운 25주년 쇼의 첫 문워크를 이끌며 가장 뜨겁게 환영받을 듯하다.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Wanna Be Startin’ Somethin’

스네어 삼연타로 ‘Thriller’의 출발을 알리는 이 곡은 원래 ‘Off the Wall’에 수록하려 만든 곡이었다. 그래서일까. 실제 드럼 사운드 샘플을 쓴 비트 박스(Linn M-1)를 중심으로 한 복잡하고 들뜬 아프리칸 리듬이나, 절(verse)에서 마이클의 리드 보컬에 집요하게 대꾸하는 중창 단위 백보컬 등 전반적인 밀도감에서 ‘Don’t Stop ’Til You Get Enough’의 업그레이드 버전처럼 들린다. 이 곡의 시그니처가 될 마지막 스와힐리어 노래는 퀸시 존스가 제안한 것으로, 카메룬의 색소포니스트 겸 작곡가인 마누 디방고의 곡 ‘Soul Makossa’에서 주선율을 가져온 것이다. 문제는 그걸 원작자 허락 없이 가져온 것. 디방고는 프랑스 파리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이후 프랑스 ‘Thriller’ 판매 매출의 일정 비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마이클은 1999년에 이 곡이 완전히 마음에 들진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던 걸 그대로 꺼내놓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 정도 수준의 곡을 만들고도 만족할 수 없었다니. 과연 천재의 완벽주의란 범인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경지인가보다.

Human Nature

퀸시 존스의 아이디어, 제안은 마이클 잭슨의 작업에 윤활유 같은 역할을 했다. ‘Human Nature’ 역시 팝 장르 쪽으로 뭔가 새로운 걸 찾던 퀸시가 당시 ‘Rosanna’와 ‘Africa’가 수록된 명반 ‘Toto IV’의 믹싱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던 토토 멤버들에게 몇 가지 제안을 부탁하면서 태어났다. 우선 스티브 포카로가 ‘Human Nature’라는 제목을 붙인 발라드 데모 곡에 동료인 데이비드 페이치의 아이디어를 얹은 트랙을 포함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퀸시에게 건넨다. 테이프를 유심히 듣던 퀸시는 오토리버스 된 면에서 흘러나온 ‘Why? Why?’ 하는 멜로디에 전율을 느꼈고, 마이클에게 완벽하게 어울리는 곡이리라 여겼다. 이 곡은 실제 토토라는 밴드에 마이클 잭슨이라는 싱어가 참여한 느낌을 줄 정도로 사운드 면에서 단연 토토적인데, 그럼에도 자신들이 활용하지 않은 이유는 공연 때 쓸 펀치감 있는 록 사운드를 선호하는 멤버들의 취향 때문이었다. 과연 퀸시의 판단은 정확했고 이 노래는 처음부터 마이클의 곡인 듯 자연스럽게 ‘Thriller’의 낭만을 책임져주었다. 곡 탄생 배경이 재밌는데, 스티브 포카로가 자신의 다섯 살 딸을 학교에서 태워 집으로 향하던 길에 한 남자애가 자신을 때렸다는 얘길 아이로부터 듣는다. 딸은 “왜죠?(Why?)”라며 그 아이가 왜 자길 때렸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고 스티브 역시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머릿속으로는 ‘Human Nature’의 주선율을 떠올렸다는 줄거리다.

Workin’ Day and Night

잭슨스의 ‘Destiny’에 실린 ‘Things I Do for You’에서 파생된 곡이다. “자신의 헌신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들인 노력과 그들이 보인 배은망덕함”을 노래한 이 곡에 퀸시는 200개가 넘는 타악기를 만질 줄 아는 파울리뉴 다 코스타를 합류시켜 엄청난 에너지를 채워 넣었다. 특히 곡이 중후반부로 치달을 때 루이스 존슨의 베이스 슬래핑과 함께 일제히 터져 나오는 브라스의 폭발적인 파열음은 압도적이다. 마이클은 1990년대 초까지 자신의 모든 투어에서 이 곡을 공연했고, 윌 스미스는 99년작 ‘Willennium’에 수록한 ‘Can You Feel Me?’에 이 노래를 샘플링 했다.

Bad

“이 트랙에는 내가 없어도 됩니다. 그래도 최고의 곡이 될 거예요.” 프린스는 자신과 ‘Bad’라는 곡을 함께 부르자는 마이클 측 제안과 관련한 회의 자리에 참석해 저렇게 말했다. 곡은 프린스의 말대로 되었다. ‘Thriller’의 눈부신 성공에 어지간히 압박을 받았을 것임에도 마이클과 퀸시는 거기에 버금가는 수준을 갖춘 음악으로 다른 성공의 문을 열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알앤비와 팝의 공격적인 상생, 그 안에서 폭력에 굴하지 않고 존중받는 일의 중요성을 노래하는 마이클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그 자신감은 ‘Thriller’를 잇는 장편 뮤직비디오에서도 작동했다. 프린스와 편을 나누어 연출할 예정이었던 길거리 싸움을 카메라에 담아줄 사람은 최초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같은 거장들을 염두에 두었던 마이클이 매니저 프랭크 딜리오의 추천으로 마음을 바꾸면서 마틴 스코세이지라는 또 다른 거장으로 결정됐다. 역시 뉴욕 뒷골목에서 ‘Beat It’을 이을 비폭력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선 ‘스타워즈’나 ‘이티’의 감독보단 ‘비열한 거리’의 감독이 더 어울렸다. 웨슬리 스나입스가 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배우로 데뷔한다. 영화 ‘마이클’은 ‘Bad’를 부르는 마이클 잭슨의 88년 배드 투어 무대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고 들었다.

김성대(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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