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서안, 모태희로 마주한 '멋진 신세계' [인터뷰]

채서안, 모태희로 마주한 '멋진 신세계' [인터뷰]

이덕행 ize 기자
2026.06.2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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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할 수 없는 악역으로 시청자들 마음에 저장
'폭싹 속았수다' 이후 소속사 만나며 열일 행보

배우 채서안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에서 입체적인 악역 모태희 역을 맡아 대중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녀는 사랑에 미숙하고 결핍이 있는 캐릭터를 '빙그레 나쁜 여자'의 느낌으로 표현하며 신서리와 차세계 사이에서 긴장감을 조성했다. '폭싹 속았수다'를 기점으로 배우로서 확고한 길을 걷게 된 채서안은 앞으로도 액션이나 더 악독한 인물 등 한계 없는 변신을 꿈꾸고 있다.
/사진=블리츠웨이
/사진=블리츠웨이

배우 채서안의 연기 인생에서 '폭싹 속았수다'는 큰 반환점이 된 작품이다. '폭싹 속았수다'를 기점으로 배우로서의 길을 확고히 다졌고, 최근 종영한 SBS '멋진 신세계'에서 입체적인 악역 모태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중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깊게 각인시켰다. 돌고 돌아 제자리를 찾은 만큼, 연기를 향한 그의 눈빛에는 단단한 책임감과 한계 없는 변신을 향한 뜨거운 열망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 20일 종영한 '멋진 신세계'(연출 한태섭, 김현우, 극본 강현주)는 희대의 조선 악녀 영혼이 씌어 악질해진 무명배우 신서리와 자본주의의 괴물이라 불리는 악질재벌 차세계의 전쟁같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채서안은 극 중 차세계와 맞선을 보며 신서리와 차세계 사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모태희 역을 맡았다. 작품 종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17일 서울 종로구 아이즈 편집국에서 만난 채서안은 "감독님, 작가님, 선배님들 덕분에 저도 주목받는 것 같아 감사드린다"며 작품과 캐릭터, 연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최종화에서 신서리(임지연)와 차세계(허남준)는 전생의 비극을 극복하고 21세기에서 다시 만나며 꽉 닫힌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이는 채서안이 연기한 모태희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채서안은 비록 사랑을 얻지 못했음에도 모태희의 내적 성장에 만족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후반부에 태희가 자신의 결핍을 드러내고 마주하는 장면을 통해 시청자분들을 납득시켰다고 생각해요. 태희는 사랑에 대해 미숙한 인물이에요.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것을 교육받았지만, 사랑에 대한 교육은 받지 못한 거죠. 엄마와의 관계성에서도 그렇고 초반에 세계에게 집착했던 것도 그런 결핍에서 온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상황에서 서리와 세계를 보며 사랑에 대해 배우며 성숙해진 것 같아서 결말에 대해 만족하고 있어요."

/사진=블리츠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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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의 젊은 영란(학씨부인)과 잔나비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한태섭 감독의 눈에 띈 채서안은 미팅을 거쳐 모태희 역을 맡게 됐다.

"감독님 께서 태희의 내레이션 신을 잘 살려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또 태희가 겉으로는 유순하고 고분고분해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악녀로 볼 수도 있고 교활하고, 치밀하고, 지능적인 인물이거든요. 웃으면서 서리에게 날카로운 말로 상처를 주고 사이를 방해하잖아요. 저에게 그렇지 않은 외모로 날카롭고 매서운 속내를 잘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주셨어요."

실제로 모태희의 가장 큰 역할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메기' 처럼 중반부에 합류해 관계를 흔들어 놓는 것이다. 모태희는 이러한 역할을 위해 등장 초반 "'빙그레 나쁜 여자'의 느낌을 의도해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우아하고 여유있고 배려있으면서 냉철한 재벌의 이미지에 신경을 썼어요. 그러다 후반부에 서리와 대적하는 중요한 신들에서 어떻게 이중성을 보여줘야 할지 상의를 해봤어요. 감독님이 '처음에는 더 '빙그레 나쁜 여자'의 느낌으로 밝은 매력을 보여주고 후반부로 갈수록 적대감을 느껴 견제하고 여유가 사라지는 불안함이나 혼란을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주셔서 그렇게 변경했어요. 그래서 연기하는 것도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다만, '멋진 신세계'는 주인공인 신서리 역시 전생에 악녀였다는 설정을 취하고 있다. 빌런인 모태희에게는 차별화가 필요한 상황. 채서안은 '힘을 쓰지 않는 악'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캐릭터를 쌓아나간 방향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감독님은 '얘가 악녀일 줄 알았는데 다른 악녀가 있었다'는 걸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힘을 쓰지 않고 짓밟는, 비언어적 표현들로 악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세계 앞에서는 착한 척하는데 뒤에서는 서리에 대한 말도 안 되는 가설을 퍼트리고, 서리가 갖지 않은 힘으로 제압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악함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또 묵직한 톤으로 협박하기보다는 더 비열하고 빙그레빙그레 하는 게 더 얄미울 것 같았어요."

/사진=블리츠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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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이후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된 채서안. 배우라는 직업과 연기라는 꿈에 매진할 수 있던 지난 1년은 행복함과 책임감이 공존하는 한 해였다.

"1년 동안 굉장히 좋은 기회로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었는데, 좋아하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또 그에 비례하는 책임감도 느껴졌어요. 스스로 많이 부족한 게 느껴지더라고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건 큰 변화고 많은 작품에 대한 고뇌를 하고 있어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좋은 작품을 좋은 선배님들과 하는 거니까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도 더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저를 탐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돌고 돌았지만 결국 배우의 길로 돌아온 채서안. 이런 과정이 영향을 미쳤는지, 채서안은 강인하고 참을성이 좋다는 점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강인하고 나약하지 않다는 게 제 장점같아요. 돌이켜보면 당시에도 '이게 뭐 어때서?'라는 담대함을 가지고 있었어요. 또 참는 것도 잘해요. 현장에서도 기다리는 시간이 있으면 좋아요. 다 같이 으쌰으쌰 하는 것도 좋지만, 좋은 시간을 위해서는 각자의 시간도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또 오디션을 준비할 때 다른 작품에서 따오지 않고 제가 생각했을 때 어울리는 대사를 준비하거든요. 작가님들이 써주신 좋은 대본을 제 것으로 만드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독창성도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여전히 배울 것 역시 많았다. 이번 '멋진 신세계' 현장에서도 많은 점을 배웠다는 채서안은 더 자유롱운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선배님들 메이킹도 다 찾아봤는데, 감독님과 배우분들이 서로서로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신을 만들더라고요. 저도 그런 에너지를 닮고 싶었어요. 감독님이 저에게도 '태희라면 어땠을 것 같아요?'라는 말을 많이 하셨는데 제가 느끼고 인물로서 있을 때의 연기를 밀어붙이고 좋아해 주셔서 호흡이 잘 맞지 않았나 싶어요. 더 많은 신을 책임져야 할 날이 온다면 이런 점들을 배우고 싶어요. 또 더 자유로워야 하는데,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아직까지는 엄청 자유롭지 못한 것 같아요."

/사진=블리츠웨이
/사진=블리츠웨이

차분한 학씨 부인부터 미워할 수 없는 악인 모태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인 채서안은 앞으로도 더 많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어떤 장르를 선호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욕심이 많아서 첩보, 액션, 스릴러 장르에서 몸쓰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경찰수업'을 할 때 액션스쿨도 다녀보고 '카터'에서 총도 쏴봤는데 금방 죽었어요. 또 이번에 악역을 해서 하기 싫어질 줄 알았는데 더 악한 인물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모태희보다 더 악독한 인물처럼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이제서야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채서안은 꾸준히 다양한 역할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신선한 매력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외톨이 혹은 이방인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평소에 지하철을 많이 타는데 그럴 때마다 세상이 돌아가는 게 느껴지고 삶 속에 스며들고 있는 게 느껴져요. 그래서 제 삶 속에 마주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일상의 노고를 풀어줄 수 있는 작품들도 맞닿아 있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못 알아 봤으면 좋겠어요. '이 배우가 그 배우였어?'라는 말이 좋아요. 다음에 좋은 작품에서 새로운 캐릭터로 나타났을 때 '모태희 였어?'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그만큼 성장하고 다른 매력으로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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