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 카드가 다시 등장했지만 시장에서는 '약발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급 부족과 전세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똘똘한 한 채' 선호와 풍부한 유동성이 맞물리면서 세금보다 시장 여건이 집값을 좌우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20일 SNS를 통해 보유세와 양도세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시장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와 보유세 강화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남권과 한강변 등 상급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제도가 개편될 경우 강남권과 한강변, 마용성 등 상급지에서 일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수십 년 전 강남권 주택을 매입해 장기간 보유한 고령층의 경우 양도차익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사례가 많아 세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축소될 경우 강남권 장기보유자를 중심으로 일부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다만 가을 이사철 수요가 대기하고 있어 출회 물량 상당수는 시장에서 소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세제 강화 이후다. 전문가들은 일부 매물 출회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공급 부족과 전세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장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제 개편이 매물 증가보다 임대 물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거주 전환을 검토한다는 글도 잇따른다.

특히 세제 효과에 회의적인 이유는 최근 집값 상승을 단순한 투자 수요보다 유동성과 갈아타기 수요의 결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 매매와 임대차 시장은 동시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이재명 정부 출범 전 53주간 6.8%에서 출범 후 53주간 11.3%로 확대됐다. 전세가격지수 역시 4.3%에서 7.6%로 높아졌고 월세가격지수 상승률도 최근 1년간 6.9%를 기록해 직전 1년(2.8%)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대출 규제로 인한 수요 쏠림으로 외곽 지역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이 중급지와 상급지로 확산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아랫단의 상승이 결국 강남권 가격까지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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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시장 환경도 과거와 달라졌다. 다주택 규제 이후 자산가들은 여러 채를 보유하기보다 핵심 입지의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고 남는 자금을 주식과 ETF 등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최근에는 주식과 부동산이 대체 투자처가 아니라 함께 움직이는 자산시장 성격이 강해졌다"며 "금융시장에서 얻은 수익이 다시 상급지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집값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초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이 강화될수록 현금 동원력이 높은 자산가들은 강남권과 한강변 등 선호 지역에 집중하는 반면 중저가 지역은 거래가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해지면서 상급지와 비상급지 간 가격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세제 개편이 단기적으로 거래 심리와 매물 흐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공급 부족과 전세난, 풍부한 유동성이 이어지는 한 집값 상승 압력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규제 완화를 통한 매물 출회 유도와 공급 확대 신호가 시장에 꾸준히 전달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동시에 상급지와 비상급지 간 초양극화 현상도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