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의 '메이드 인 코리아2', 쌓인 욕망만큼 짙어진 누아르 [드라마 쪼개보기]

현빈의 '메이드 인 코리아2', 쌓인 욕망만큼 짙어진 누아르 [드라마 쪼개보기]

한수진 ize 기자
2026.09.1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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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격변에 더한 치밀한 허구
현빈→우도환 열연과 묵직한 미장센으로 쌓은 긴장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1979년을 배경으로 더 큰 야심을 품게 된 백기태의 이야기로 시작했다. 백기태 역의 현빈은 대통령 시해 사건을 기회로 삼아 중앙정보부 부장 직무대행에 오르며 권력자의 무게감을 보여주었다. 보안사령부 중령이 된 동생 백기현 역의 우도환은 형을 조사하며 조직의 명령과 형제 관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스틸 컷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스틸 컷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백기태(현빈)의 더 커진 욕망으로 문을 연다. 장기 집권을 우려하는 대통령을 능숙하게 달래던 그는 자신을 "차기 중정부장"이라 소개하는 대통령의 말에 벅찬 표정으로 "목숨을 바치겠다"며 허리를 숙인다. 그러나 대통령이 자리를 뜨자 이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중정부장"을 되뇐다. 충성심 너머 더 높은 곳을 향한 야심이 선명하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그렇게 더 높은 곳을 겨누기 시작한 백기태의 야심으로 막을 올린다.

지난 9일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연출 우민호) 1~2회는 시즌1로부터 9년이 지난 1979년을 무대로 삼는다. 인물들은 더 높은 자리에 올랐고, 서로를 대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전작에서 쌓인 거래와 악연, 가족에게 진 빚이 장면마다 무게를 보탠다. 두 회만으로도 이야기가 단단하고 깊어진 이유다.

기태의 판단은 더 빨라졌다. 대통령을 시해한 중정부장 조남식(정해균)의 차량을 막아선 그는 목적지를 중앙정보부에서 육군본부로 바꾸도록 설득한다. 그리고 곧바로 조 부장의 체포를 지시한다. 자신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는 사건을 상사를 직접 체포함으로써 기회로 바꾸고, 중앙정보부 부장 직무대행까지 오른다.

현빈의 존재감에도 그만큼 무게가 붙었다. 표정은 쉽게 열리지 않고 대사는 절제돼 있다. 여유로운 태도에는 사람을 움직이는 일에 익숙해진 권력자의 자신감이 배어 있다. 보안사 취조실에서도 좀처럼 기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은 기태가 어디까지 자신의 힘을 믿고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그 확신이 커질수록 보는 쪽에서는 오히려 위태로움이 느껴진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스틸 컷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스틸 컷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 단단한 얼굴 앞에서 흔들리는 사람이 동생 백기현(우도환)이다. 보안사령부 중령이 된 기현은 대통령 시해 사건에 연루된 형 기태를 조사한다. 형의 비호 아래 성장한 군인에게 조직의 명령과 형제의 관계가 한꺼번에 들이닥친다. 기태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기편에 설 것을 요구할수록 기현의 처지는 복잡해진다.

우도환은 이 불편한 감정을 섬세하게 붙든다. 형을 경계하면서도 단번에 선을 긋지 못하는 태도에 부담과 의심을 겹쳐 넣는다. 어느 편에 설지 쉽게 읽히지 않는 그 미묘함이 형제의 대면을 긴장시키고, 기태의 확신에도 균열을 만든다. 현빈이 권력을 쥔 사람의 무게를 더한다면 우도환은 그 권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불안을 채운다.

9년 만에 돌아온 장건영(정우성)도 전작의 시간을 긴장으로 바꾼다. 계엄사령부 합수부 특임고문이라는 자리를 얻은 그는 기태에게 다시 위협이 된다. 두 사람이 쌓아온 악연을 알고 있기에 재회 자체가 무겁다. 합수부를 이끄는 황대식(허정도)까지 권력을 넓히면서 기태가 의지해온 중앙정보부의 위상도 안전하지 않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스틸 컷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스틸 컷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실제 역사에 허구를 엮는 방식도 몰입을 돕는다. 10·26이라는 사건과 그 뒤의 권력 공백 위에서 가상의 인물들이 제 이익을 좇아 움직인다. 역사의 큰 흐름을 아는 시청자는 이들의 선택이 불러올 파장을 더 불안하게 지켜보게 된다. 장르적 과장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시대의 현실이 인물들의 거래와 배신에 무게를 싣는다.

우민호 감독의 미장센은 그 긴장을 공간에 담는다. 대통령의 의자, 형제가 마주한 취조실, 조직의 후계자를 가리는 회의장은 모두 누가 힘을 쥐고 있는지 드러내는 자리다. 차갑고 묵직한 화면은 인물들이 상대를 대하는 태도에 집중하게 한다. 같은 공간에서도 누군가는 여유롭고 누군가는 궁지에 몰린다. 사건을 빠르게 전개하면서도 인물 사이에 흐르는 압박을 놓치지 않는 연출이다.

첫 두 회의 밀도는 시즌1에서 이어온 서사와 배우들의 달라진 얼굴에서 나온다. 높아진 지위에는 더 큰 욕망이 따라붙고, 가까웠던 관계에는 서로 다른 이해가 끼어든다. 그 변화를 인물의 말과 태도로 느끼게 하는 속편이다. 기태가 얼마나 더 올라갈 수 있을지 못지않게 그 곁에서 흔들리는 기현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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