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파도가 만든 전기…제주서 수소로 이어진다

바람과 파도가 만든 전기…제주서 수소로 이어진다

세종=강영훈 기자
2026.09.1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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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오라동 두산에너빌리티 윈드파워센터 모니터룸에서 최인욱 센터장이 14일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강영훈
제주시 오라동 두산에너빌리티 윈드파워센터 모니터룸에서 최인욱 센터장이 14일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강영훈

제주시 오라동 두산윈드파워센터에 들어서자 커다란 화면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화면마다 전국 곳곳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상태가 표시돼 있었다. 발전기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지, 이상은 없는지 하루 24시간 이곳에서 지켜본다.

지난 14일 찾은 이곳에서는 전국 11개 사이트, 풍력발전기 80기를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모두 합쳐 295.5㎿ 규모다. 제주에서만 37기, 159.5㎿가 관리 대상이다.

풍력발전기는 바다나 산지처럼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설치돼 있다. 고장이 난 뒤 현장에 출동하는 것보다 작은 이상을 미리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발전기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살피며 이상 징후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현장 정비로 이어진다.

센터를 나와 화면 속 풍력발전기가 아닌 직접 바다로 나갔다. 제주시 한림면 용수리 앞바다로 배를 타고 나가자 파도가 이어지는 바다 한가운데에 파력발전 설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의 움직임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장치다.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앞바다에 있는 파력발전 설비./사진=제주도청.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앞바다에 있는 파력발전 설비./사진=제주도청.

바다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다시 수소 생산으로 이어진다. 해양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실증 설비는 2022년부터 진행된 사업으로 총 258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주관하고 제주도 등 10개 기관·기업이 참여한다.

방식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다. 이곳에는 100㎾ 규모의 수전해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지금까지는 파력에서 생산한 전력과 풍력발전의 출력 특성을 구현한 모사전력을 수전해 설비에 연결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험이 진행됐다.지난해 2월 파력 연계를 시작으로 풍력 모사전력 연계, 올해 2월에는 풍력 모사전력과 파력을 함께 연결하는 실증까지 이어졌다.

지난 14일 제주시 오라동 두산에너빌리티 윈드파워센터 모니터룸./사진=강영훈
지난 14일 제주시 오라동 두산에너빌리티 윈드파워센터 모니터룸./사진=강영훈

올해 하반기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수소를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저장하고 다시 전기로 활용하는 과정까지 확인한다. 9월부터 12월까지 저장설비와 연료전지를 연결해 실해역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왜 굳이 바다에서 만든 전기로 수소까지 만들어야 할까. 제주에서는 바람이 강하거나 햇빛이 좋은 시간에 재생에너지가 많이 생산된다. 전기가 필요한 양보다 많이 만들어지면 남는 전력을 모두 바로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전기를 수소로 전환해 저장하면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본 것도 이런 흐름이었다. 육상에서는 발전기의 상태를 살피고, 바다에서는 파도의 힘으로 전기를 만드는 기술을 시험한다. 다시 육상으로 돌아오면 그 전기를 수소로 바꾸는 수전해 설비가 기다린다.

아직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풍력발전은 대형 설비를 설치하고 정비할 수 있는 선박과 항만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린수소 역시 생산한 수소를 저장하고 활용하기 위한 설비와 연계가 중요하다.

제주에서 진행되는 실증은 결국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바람과 파도를 전기로 바꾸고, 그 전기를 다시 수소에 담는 실험이 제주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제주시 오라동 두산에너빌리티 윈드파워센터 전경./사진=강영훈
지난 14일 제주시 오라동 두산에너빌리티 윈드파워센터 전경./사진=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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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훈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강영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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