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 주택사업진출 반대..양대기관 신경전 다시 첨예화될 듯
정부가 추진하는 비축용 임대주택사업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한 대한주택공사의 내부보고서가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정부 산하 공기업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파헤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주공은 한국토지공사의 주택건설 기능 부여에 대해 "정부가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 양대 공공기관의 신경전도 '통합논란'이후 다시 첨예화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비축용 임대주택 건설 관련 검토'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8쪽 짜리 분량의 주공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정책수행체계 △사업추진 △주택시장영향 측면 등 크게 3가지 부문으로 나눠 정부의 오류가 있다며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선 정책수행체계 측면을 볼때 토공에게 주택건설기능을 부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정부가 2개의 주택정책을 수행하는 공기업을 두게 돼 불필요한 경쟁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주공은 공기업 설립목적에 따라 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사실상 토공의 주택사업진출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공공부문의 인력과 기능 중복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주공이 추진하는 10년 임대주택 공급정책과의 충돌 가능성을 우려했다. 10년 임대주택은 기금만 지원되지만 비축용 임대주택은 기금 외에도 매년 5000억원 규모의 재정까지 투입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에 이같은 재정 지원의 타당성은 미흡하다며 오히려 10년 임대주택의 선호도가 떨어져 건설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임대주택공급은 결국 차별화되지 못하고 복잡해져 수요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공은 더 나아가 공공부문간의 경쟁이 심화돼 민간부문에 공급될 공공택지마저 부족해져 민간업계의 공급위축현상이 나타나는 등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끼칠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추진 측면으로 볼 때도 토공이 주택건설관련 자회사를 설립하고 인력을 확보하기까지 등의 사업추진기반 마련에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주공은 이같은 부정적 의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비축용 임대주택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면 주거복지정책차원의 연장선상에서 자사가 주도하는 게 타당하고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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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에게 택지와 임대주택펀드를 지원하면 특수목적법인(SPC)이나 자회사를 설립하지 않고도 현행 제도에서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수도권 신도시개발을 주공이 주도적으로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원활한 임대주택 비축 뿐만 아니라 택지개발 이익을 국민임대주택 건설 재원으로 활용해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공은 조직 비대화의 우려에 대해 다른 공기업보다는 훨씬 인력 충원규모가 적고 싱가폴 주택청의 인력 규모인 5020명보다 적은 4200명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1.31대책의 일환으로 오는 2017년까지 비축용 임대주택을 매년 5만가구씩 총 50만가구를 건설해 공급키로 하고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김포양촌, 남양주별내, 고양삼송, 수원호매실 등 택지지구에 5000가구를 건설키로 했다.
재원은 주공, 토공이 공동으로 기금을 출자해 임대주택펀드를 설립하고 기금 등을 활용해 연평균 7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주택법과 임대주택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