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29일 과천청사 : "신문사에 부동산부가 있는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밖에 없을 걸요." 최근 건설부동산부로 부서를 옮긴 후 만난 자리에서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값이 안정되도록 좋은 기사(?)를 많이 써 달라"고 당부했다.
#2월26일 서울시청사 : "언론이 서울시 행정 중 부동산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부동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겠지만…."
당국자들이 언론의 부동산부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처럼 부정적이다. '집값 억대 급등' 등 자극적인 기사를 언론이 다루면서 부동산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말하는 당국자들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집값 급등의 원인을 일부 투기꾼과 언론, 건설업체 탓으로 돌린바 있다.
건설업계는 정부 규제가 부동산 문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고 비판한다. 건설사 한 임원은 "지구상에 부동산대책을 연일 쏟아내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으니 그런 나라 신문사에 부동산부가 있는 건 당연한 것이다"라며 꼬집었다.
이해 당사자들의 얘기를 듣다보니 뱀이 자기 꼬리를 문 채 제자리를 맴도는 모습이 떠올랐다. 집값이 뛰고, 언론에 부동산 문제가 보도되고,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집값이 다시 뛰고, 언론은…. 집값이 오르니 분양가가 올라가고, 분양가가 상승하니 다시 주변 집값은 또….
올들어 나온 대책으로 부동산거래는 사실상 중단됐다. 불과 몇 달새 '폭발적인 거래'에서 '거래 중단'으로 180도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건설부동산부로 옮긴지 한달밖에 안된 기자에게 지인들은 말한다. "좋은 정보 있으면 알려달라."
사람들은 여전히 부동산투자 대상을 찾고 있다. 당국자도, 언론도, 선의의 시장 참여자도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문 채 답답하게 제자리를 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