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랑받는 댐'을 위하여

[기고]'사랑받는 댐'을 위하여

문석기 청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2008.04.01 11:18

'호수와 산 곳곳이 모두 한 폭의 그림이더라(湖山處處可成圖)'는 옛 시가 있다. 사람들은 물이 있는 풍경을 접하면 마음이 편한해지고 감상적이 된다고 한다. 공원이나 휴양지를 새로 조성할 때 물의 활용 문제를 먼저 고려하는 이유도 여가나 휴양 정서적 순화에 물의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10여년전, 한국수자원공사에 댐 수자원의 이용과 관리를 전력생산, 용수개발, 홍수조절 등의 기본적인 목적 외에 수상이나 수변을 이용한 여가 자원 활용의 영역까지 다변화하는 게 어떠할지 제안한 적이 있다.

즉 ‘먹는 물’, ‘쓰는 물’에 국한하고 있는 댐 수자원의 이용과 관리의 목표를 ‘노는 물’ 까지 확대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는 아직 어울리지 않았는지 다소 황당한 제안 취급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댐 수자원의 개발과 이용에 대한 우리사회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개발 과정에서 시민환경단체와 해당 지자체 등의 검토 과정이 중요한 비중을 갖게 됐고 그 결과 댐 건설계획이 취소되거나 지역 간 갈등이 표출되는 등 적지 않은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개발과 관련한 변화가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한다면, 이용 및 관리 측면에서의 변화는 매우 긍정적이다. 시민들의 댐 접근이 활성화됐고, 주 5일제 시행 등과 맞물려 수요 및 활용가능성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변과 수상을 이용한 여가활동의 형태도 낚시, 관광 등의 정적인 활동에서 모터보트, 요트, 윈드서핑, 스킨스쿠버 등 동적이고 고급스러운 방향으로의 변화 또는 다양화가 요구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댐이 있는 지역에서는 광대한 토지자원이 잠식당하고 있는 터에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등으로 개발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는 등의 이유로 댐을 부정시하고 일종의 애물단지 취급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댐에 대한 이용 및 관리 측면의 변화, 즉 수상 및 수변을 활용한 복합적인 접근은 분명 새로운 기회임이 분명하다.

댐의 수상 및 수변 활용의 대 원칙으로 환경과 생태계의 보전과 복원을 통한 지속가능성 및 친환경성의 확보와 더불어,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근래 댐법의 개정과 함께 추진되고 있는 댐 주변지역 정비사업 및 친환경공간 조성사업의 성공을 위한 제언을 몇 가지 해본다.

친환경 및 녹색관광 상품화로부터 시작하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모든 계획에서 부터 댐과 저수지 댐 주변지역을 관광 및 휴양을 위한 서비스 공간으로 특화하는 모델을 수립하고,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 각 댐 간에 통합적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이용자의 만족도와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인근의 기존 문화 관광 역사 자연자원과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도모해야한다. 이와 아울러 해당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 다른 지역과의 특화 및 차별화된 경쟁력을 추구하여 사업의 효율성과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재 전국의 다목적댐과 용수댐 등에서는 강변공원, 중앙광장, 수림공원, 전망대, 다목적 운동장, 야외무대, 생태학습원, 분수 등 댐 주변지역에 대한 다양한 정비 및 개선사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이러한 사업들은 댐 건설로 이미 주어진 자원, 즉 뼈에 환경성과 이용성이라는 살을 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물의 대부분은 하드웨어적 시설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시설들을 어떠한 프로그램으로 엮어 운용하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자연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에 보다 효율적인지를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 구슬을 꿰고 시스템을 가동시키는 것은 누가되었건 혼자의 힘만으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댐 주변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댐, 환경과 지역경제의 보배가 되는 댐을 생각해 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