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젊을 때부터 '물류 전문가'였습니다. 이번에 모든 물류기능이 국토해양부로 합쳐진 만큼 정부가 제대로 해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 돌입 하루 전인 지난 12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화주·물류업계 관계자들과 가진 긴급 간담회에서 조속한 협상 타결을 강조하며 꺼낸 말이다.
전문가답게 위기 상황을 피하겠다는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화물연대는 결국 13일 0시부터 총파업을 강행했다.
파업 첫날 정 장관은 여전히 브리핑에서 자신을 '물류전문가'로 자처하며, 조만간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장관의 경력을 살펴보면 말 그대로 '물류통'이다. 행시10회로 건설교통부 수송정책실장 등 교통행정 주요보직을 두루 거친 뒤, 철도청장과 한국철도시설공단 초대 이사장까지 지냈다.
하지만 정 장관의 낙관적 전망은 빗나갔다. 파업이 나흘째로 들어서면서 컨테이너 운송이 중단되고 일부 항만이 마비되는 등 사태는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화물연대가 다단계 주선과 지입제 등 낡은 관행구조를 개선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를 했지만, 정부가 그동안 귀를 막아왔다는 점이다.
특히 최저임금제에 해당하는 표준요율제의 경우 2003년부터 정부가 시행을 약속했음에도 번번이 지켜지지 않아 불신의 골은 깊어졌다.
심지어 여당도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물류 수임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화물연대 파업의 근본 해결책이 없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파업이 급속히 확산되자 정 장관은 직접 부산항, 평택항 등 전국을 발로 뛰며 사태 해결에 힘을 쏟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파업 이후 정부의 뒤늦은 노력으로 화물연대와의 의견차이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화물연대 관계자는 "평소엔 (정부가) 들은 듯 만 듯 하다가 행동에 나서니 그때서야 부랴부랴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씁쓸하다"며 "물류전문가라면 진작 물류의 근간을 이루는 화물업자들의 고충을 들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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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는 현 정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통의 부재' 문제로까지 귀결된다.말이 먼저인 전문가가 보다 평소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직접 행동에 나서는 '귀밝은'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