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그린벨트 풀기전 할 일

[기자수첩]그린벨트 풀기전 할 일

송복규 기자
2008.09.29 09:48

"땅 주인들은 이번엔 정말 해제되지 않겠냐며 기대하고 있죠. 그런데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질 않네요. 그린벨트 해제 지역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거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겁니다." (경기 과천동 A중개업소 대표)

지난 19일 국토해양부는 도시 근교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향후 10년간 주택 40만가구를 짓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서민주택을 짓기 위해서 그린벨트를 해제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시장에선 투기세력이 살아날 것이라는 반론이 즉각 제기됐다. 그린벨트 해제는 이해관계가 민감한 사안인데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 전체를 움직일 정도로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부동산 시장은 잠잠하다. 그린벨트 해제 우선 순위로 꼽히는 경기 과천·고양 등도 아직까지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어 그린벨트 해제 소식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가 반대 여론에 부딪쳐 유야무야 끝났던 과거 경험도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가 반대 여론이 일 것을 알면서도 그린벨트를 푸는 것은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린벨트 해제는 민감한 문제다. 주택 공급량 목표 달성을 위해 마구잡이로 그린벨트를 풀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제범위와 지역, 효과에 대한 심도깊은 검토가 필요하다.

서민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그린벨트에 임대아파트 건립만 고집하는 것은 그동안 추진해온 계층간 사회통합(소셜믹스) 정책과 어긋난다. 녹지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주택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투기 대책 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부동산은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시장이어서 지금은 잠잠하지만 언제 또 과열될지 모른다.

그린벨트는 녹지비율이 높다고 그냥 묶어 놓은 땅이 아니다. 무분별한 도시확장을 막고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마지노선이다.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기 전 그린벨트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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