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독자에게 e메일을 받았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주택담보대출금리도 동반 하락했다는 기사에 대한 반박이었다.
50대 중반의 이모씨는 6년 전 K은행에서 주택자금으로 1억7000여만원을 대출받았다. 조건은 6개월 변동금리로 당시 이자는 월 70만~80만원. 하지만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금리가 유례없이 치솟으면서 이자부담이 100만원까지 늘어났다고 했다.
그는 언론들이 CD금리 급락으로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크게 보도하지만 실상을 모르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은행 역시 경제가 어려운 틈을 타 이자를 더 받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고 성토했다.
은행들은 할 말이 있다는 표정이다. 6개월 변동금리는 CD금리가 아니라 6개월물 '트리플A'(AAA) 은행채 금리에 연동된다. 최근에는 외화차입과 예금 증가로 은행채 발행이 줄면서 금리가 내려가는 추세지만 지난해 12월 초까지만 해도 6% 후반대를 유지했다.
이씨의 경우 6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데 공교롭게도 금리가 최고치였던 지난해 12월 은행채 금리가 최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거기에 가산금리가 더해지니 체감이자는 어마어마했을 터. 말 그대로 '복불복' 게임에서 패한 셈이 됐다.
은행은 대출시기에 따라 이자가 결정되는 억울한 사연에 공감하면서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 대출금리가 떨어지면서 역마진이라는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할 처지인 데다 가산금리를 되레 높여 이자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난까지 사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선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와 은행채, 코리보 중 어느 것을 기준으로 삼을 지가 문제인데 CD에 장기대출을 연계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서민에게 너무 잔혹한 이자기준은 '복불복' 카드에서 제외해줘야 할 시점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