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기관 지원강화 방안 발표…건설업계 반응 '시큰둥'
정부가 30일 민간자금을 활용한 미분양아파트 해소 방안을 발표하자 그 실효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분양 펀드 지원책은 지난해 10월 도입됐지만 사업리스크 부담, 관계기관 이견 등의 문제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민간이 출시한 미분양 투자상품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2개(우리투자증권, 국민은행)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NH투자증권) 1개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이날 주택금융공사와 대한주택보증, 대한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의 지원을 확대·강화하는 내용의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공공기관의 신용·분양보증과 매입보장으로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경우 민간자금이 몰려 미분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지원강화 방안은 금융권 등 투자자를 위한 조치일 뿐 건설사 입장에선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투자상품 출시가 지지부진한 것은 리츠 등 민간투자상품 구조가 건설사에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라며 "자금을 대는 금융권은 원금이 보장되고 7∼8%대 수익까지 챙길 수 있지만 건설사는 미분양 매각대금의 절반 정도만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지분에 투자하거나 이자로 예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건설사들의 유동성에 당장 도움되는 조치는 많지 않다"며 "실무진들이 정부 지원책 활용방안을 검토해 봐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아 그냥 포기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민간자금과 공공기관이 매입하려는 미분양 물량과 건설사들이 매각하려는 미분양 물량이 일치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택금융공사, 주택보증,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들은 분양보증과 매입보장을 하는 대신 최소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아파트만 걸러서 투자할 가능성이 커서다. 이미 출시된 리츠 상품만 봐도 계약률 50% 이상 단지 중 전용면적 149㎡ 미만 물량만 매입대상으로 선정됐다.
중소건설사들로선 자금이 아무리 급해도 계약률이 낮은 지방 미분양 단지를 팔지 못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실제 주택보증은 지난해부터 미분양아파트 매입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신청 기준에 부합하는 물량이 한정돼 있어 집행하지 못한 예산이 남아 있다.
공급 과잉으로 2∼3년 뒤에도 집값 회복이 불투명한 지방 미분양 단지에 투자할만한 민간자금이 많지 않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시공사는 참여하고 싶어도 시행사가 동의하지 않아 미분양 매각이 불발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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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분양 문제는 건설위기 뿐 아니라 금융부실로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과감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계약률, 공정률 등 미분양 매입기준을 완화하고 취득·등록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감면안을 적극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금융권은 파트너십을 갖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며 "리스크는 모두 건설사에 떠밀고 높은 수익률만 요구하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