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의 숙제

[기고]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의 숙제

최기주 아주대학교 환경건설교통공학부 교수
2009.07.21 08:31

늦은감이 있지만 경기도와 서울, 인천을 묶는 교통망으로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그 해결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의 필요성과 효율성에 대해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중간정차역의 설치, 재원조달, 수도권의 집중화와 지방균형발전, 동시착공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중건정차역 설치는 KTX건설 과정에서 불거져 나왔던 문제다. 애초 노선계획에 없던 경주, 울산이 중간 정차역으로 추가됐다. 이 때문에 소요시간은 더 늘었다. 물론 이것이 반드시 나쁘다고 볼수는 없다. 중간역 설치를 추가함으로써 수요를 더 늘일 수 있는 효과는 있다. 그러나 일정 속도를 유지하는 노력이 쉽사리 훼손돼서는 안 된다. 속도의 감소는 바로 수요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이슈는 단계별 착공과 동시착공 가운데 어느쪽이 더 합리적이냐는 문제다. 순차적으로 건설한다면 경제성이 우수한 노선을 우선 순위로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을 수 있다. 4개노선의 완공과 운영을 각각 서로 다른 주체가 할 경우, 광역급행철도의 네트워크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갑이란 회사가 A노선을 제안, 시공후 운영하고 있는데, 후발주자인 을이란 회사가 B노선을 기존에 제시된 원안과 상당히 다른 구조로 제시할 경우 경제성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또 운영도 비효율적이다. 인력, 장비, 조직 등이 중복되기 때문에 가급적 동시추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수도권 집중화 문제도 광역급행철도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 인근 도시들이 모두 서울에 종속되는 이른바 '빨대효과'로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빠른 이동성을 기반으로 더 많은 활동이 가능해지는 장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GDP의 상승과 혼잡비용의 감소를 통해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는 측면이 더 큰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광역급행철도의 도입으로 더 많은 이용자들이 수도권에서 이동하고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는 현재의 수도권 공간구조가 이미 탈(脫) 서울화 돼 인근 도시에서 좀 더 쾌적하고 넓게 살수 있는 주거 환경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통의 혁신으로 더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수도권의 공간구조가 확대되면서 송도, 남양주, 양주, 안산 등 수도권 외곽지역의 광역급행철도 연장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국가균형발전차원에서 수도권 특혜성시비도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업은 국가의 재정이 투자되는 비율을 줄이고 민간주도로 하는 것이 좋다. 다만 민간투자를 통해 재원조달하는 문제는 우선적으로 경제성과 적격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요금구조, 수요, 비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KTX와 달리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는 도시 기능측면에서 빨대효과가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통행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오히려 토지이용의 다양한 변화를 유발시켜 수도권 인근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지역간의 균형발전논리가 지나치게 수도권의 재정주도 사업이 아닌 부분까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우리가 따를만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의 모범사례는 프랑스 파리의 에르에르(RER)이다. 방사형구조에 도심을 통과하고 구축하려는 노선 수도 유사하다. 교외 노선들을 통합하고 지하철에 대한 보완기능을 담당하며 파리 도심과 외곽지역을 연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새롭게 건설된 급행철도망이란 점도 우리의 사정에 부합한다. 이를 운영하는 광역교통행정기구(STiF)도 우리가 도입해 볼 만한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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