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성지건설을 인수한지 2년도 채 안 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 회사의 경영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 박 회장이 성지건설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 이어서다. 이 때문에 회사는 현재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성지건설은 어떤 회사=지난 2008년 2월 말. 성지건설은 최대주주인 김홍식 명예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24.4%와 경영권을 고 박 회장에 730억여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주당 인수가는 5만원.
지난 1969년 설립된 이 건설사는 당시 시공능력평가순위 55위로 인천문학경기장, 마포대교 교량확장, 인천송도 성지 리벨루스 아파트 등을 공사했다. 인수 당시 건축공사 1385억원, 토목공사 490억원, 자체공사 395억원으로 주택, 토목, 자체공사가 60%, 22%, 18% 비율을 나타냈다. 중견건설사로서 자체 공사 비중이 높아 이익률이 높고 토목 부문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 박 회장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뒤 국내 10대 건설사 진입을 목표로 내부 혁신을 추진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사업은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건설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택사업을 벌이지 못했다.
토목공사 수주도 올들어 국내에서 4건에 그쳤다. 그사이 시평순위도 65위로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부사장이었던 차남 박중원씨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사내 분위기도 뒤숭숭해졌다. 이런 결과 최근 주가는 4000원 대로 인수 당시 대비 9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1월 새 CI선포식을 연 고 박 회장은 새로운 도약의 의지를 강조하며 "대기업과 차별화된 실용적 가치를 내세워 대한민국 건설업계의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건설사로서 포지셔닝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지만 재기의 꿈을 마저 이루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앞으로의 행보는=현재로선 고 박 회장의 장남이자 성지건설 부회장인 박경원씨가 경영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현재 박용오 회장은 지분율이 24.35%로 최대주주에 해당하며 박경원 부회장은 6만210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1%다.
성지건설 인수 당시 재계에서는 박 회장을 비롯해 두 아들 모두 두산건설 임원(상무) 출신으로 건설업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인맥도 풍부하기 때문에 이들 일가가 건설업체를 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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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와 경영으로 사회간접자본(SOC)·민간투자사업(BTL)·턴키 사업을 활성화하고 주택사업 부문에서도 '포린(ForIn)'이라는 브랜드로 틈새시장 위주의 다양한 사업을 벌여나겠다"는 경영방침을 밝혀왔다. 업계에선 박 부회장이 이번 악재를 딛고 후계자로서 제 역할을 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