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證 CLN 발.."채권 이자 차등 대우는 계약 위반"
더벨|이 기사는 02월11일(11:42)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5,130원 ▲210 +4.27%)워크아웃 협약 체결에 파생상품이 암초로 등장했다. 18개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 중 한곳인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산업은행이 만든 협약안에 대해 수용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산업은행은 FI 보유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1만8000원에 산은PE로 매각하고, 풋옵션 잔여액에 대해 원금과 이자를 나눠 금호산업 주식으로 차등 출자전환하는 내용의 협약안의 수용 여부를 10일까지 제출토록 했었다.
산업은행은 협약 체결의 단서로 18개 FI 전원의 동의를 요구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로선 우리투자증권의 수용 불가 통보로 협약안은 이미 부결된 상태나 다름없다.
나머지 17개 FI들은 아직 협약안 수용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 협약안에 대한 법적 검토와 FI들의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사를 묻는데 시간이 소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FI 대표를 새로 맡게된 팬자아데카(오크트리로 피인수)측이 전략적 투자자(SI)를 끌어들이는 내용의 새로운 협약안을 제시하겠다고 통보하면서 10일이란 시한도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
먼저 협약 수용 불가를 통보한 우리투자증권은 구조적으로 협약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측 재무적 투자자로 500억원을 투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다른 FI들과 달리 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신용연계증권(CLN)을 발행했다. 발행액 500억원 중 50억원은 모 손해보험사에, 나머지 450억원에 대해서는 다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만들어 아이투신운용에 넘겼다.
우리투자증권은 산업은행이 제시한 협약안 중 풋옵션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을 원금과 이자로 나눠 차등 출자 전환하는 내용을 문제삼고 있다. 채권의 이자 부분을 차등 대우할 경우 CLN 투자자와의 계약 위반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미 지난달 15일 해당 CLN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 CLN 투자자에 대한 이자 지급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신용평가사들은 해당 CLN의 신용등급을 D등급으로 내렸다.
이 상품에 대한 정산 기일이 다음달 중으로 도래함에 따라 금호산업 워크아웃 확정 여부에 대해 우리투자증권도 다급해진 상태다. 파생상품 계약상 정산 방법은 3가지지만, 모두 약점을 가지고 있어 선택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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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풋옵션부 대우건설 주식을 투자자에 그대로 넘겨주는 방법이다. 이 경우 우리투자증권은 FI에서 빠지고 대신 CLN 투자자가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 주식을 넘겨주기 전에 우리투자증권이 금호산업 워크아웃안을 수용해버리면 CLN 투자자들의 정당한 선택 권리를 침해하는 꼴이 된다. 그래서 우리투자증권은 워크아웃안 수용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상태다.
워크아웃 협약 수용을 전제로 하면, 현금 정산하는 방법과 협약 대상이 아닌 금호산업 채권을 넘겨주는 방법 등 2가지가 남는다.
현금 정산 방법은 금호산업의 풋옵션 미이행으로 CLN 투자자가 넘겨받은 금호산업 채권의 가치를 따져 우리투자증권이 현금으로 돌려주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아직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금호산업 채권에 대한 가치 산정 문제가 걸림돌이다.
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비협약 대상 금호산업 채권을 넘겨주는 것인데, 이 방법도 만만치 않다. 일단 비협약 대상 채권을 구하기가 어렵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비협약 대상 채권은 개인 투자자(신탁계정을 통한 투자자는 제외)가 보유한 채권이다.
개인투자자들로선 금호산업이 회생하면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는데, 이를 현재 가치로 환가해 할인한 가격으로 팔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은 여러 경로를 통해 비협약 채권을 구해봤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위 방법들 중 우리투자증권이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한다면 해결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CLN 발행을 통해 이미 금호산업 디폴트 리스크를 완전히 외부로 떠넘긴 우리투자증권 경영진이 굳이 떠안지 않아도 될 손실을 떠안는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가 양해하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우리금융지주도 예금보험공사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처지여서 불필요한 손실 감수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우리은행의 CDS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물은 전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로선 협약안을 수용할 방법이 없다"며 "일단 수용불가 결정을 통보하긴 했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결정이 바뀔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