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개발부지라고 한참 떠들어 댔습니다. 이제 와서 재정난으로 사업을 축소한다니 주민들 우습게 보는 것 아닙니까?" "서울시 정책 중에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만큼은 마음에 들었어요. 그동안 시프트 공급 계속 늘린다고 해서 청약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서울시가 허리띠를 졸라 매겠다며 지난 16일 공식 발표한 '재정건전성 강화대책'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이 차갑다.
특히 마곡지구로 불리는 강서구 방화동과 가양동 일대 워터프론트(수변공간)사업의 축소계획에 대해 이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백지화 반대 궐기대회와 서명운동 등 실력행사에 들어갈 태세다.
114㎡ 이상 대형 시프트의 절반을 분양으로 전환하고 내곡지구와 세곡2지구의 토지보상도 미뤄진다고 소식에 반응은 더욱 냉담해 진다.
더구나 부채대책의 일환으로 장기적으로 지하철요금을 인상하는 방안까지 거론되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세금운용을 잘못한 책임을 다시 시민에게 돌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재정건전성 강화대책 발표 전까지 기자가 만난 서울시 관계자들은 대부분 "23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부채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채증가의 원인이 임대주택건설과 대규모 정책사업에 따른 일시적 부채라는 것이다.
임대주택 건설 때문에 부채가 늘어났더라도 방만한 재정운용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아무리 '친서민 정책'이어도 나라살림 거덜 내면서까지 추진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민간에서는 사업 예측을 잘못해 적자를 내면 책임은 경영진 몫이다. 기업과 주주 등에게 피해를 입혔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자치단체장이 책임을 지거나 처벌된 사례를 찾기 어렵다.
지자체장들은 선거 전 장밋빛 사업계획들을 제시한다. 득표로 연결되면 '당선'이라는 과실을 얻는다. 그리고 그뿐이다. 사업변경과 정책실패로 인한 책임은 어느 누구도 지지 않는다.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