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161,000원 ▲1,400 +0.88%)매각 작업이 24일 공고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공식화한 가운데 시너지 측면에서 어떤 그룹이 인수하는 게 현대건설에 유리할 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나타날 강력한 시너지는 현대건설의 글로벌 건설기업화다. 현대기아차그룹의 해외 공장·네트워크망과 현대건설의 기술·영업력이 결합될 경우 현대건설은 세계 글로벌 건설기업과 어깨를 견줄만한 역량을 갖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김중겸 사장 취임 이후 레드오션인 국내시장보다는 막대한 물량이 대기하고 있는 해외시장 비중을 높여왔다. 실제 현대건설의 해외공사 매출은 지난 8월 말 현재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현대건설은 최근 미국 건설전문지 ENR이 평가한 지난해 세계 225대 건설사 인터내셔널 부문 경영실적에서 23위에 올랐다. 인터내셔널 부문은 해외 매출로 순위를 매기는 것으로 현대건설은 2008년 52위에서 29계단이나 상승했다.
전력부문 2위, 중동시장 4위, 신규 수주액 22위 등 고른 성장을 보였을 정도로 해외건설시장에서의 현대건설 인지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현대건설의 해외건설시장 공략은 현대기아차그룹의 세계시장 진출 전략과 맞물려 글로벌 건설사로서의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의견이다.
한 건설경영 전문가는 "현대건설은 김중겸 사장 취임 이후 글로벌 건설기업인 벡텔과 고부가가치산업군인 플랜트를 모델로 건설산업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왔다"며 "이는 세계 건설시장의 트렌드와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M&A 이후 이 기조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 현대건설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기아차그룹의 건설계열사인 현대엠코와의 시너지는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게 건설업계의 반응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현대엠코와 현대건설은 중복되는 면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업군이 건축과 주택 부문이다. 현대엠코의 경우 매출에서 건축과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현대건설과 중복되는 부분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다면 그룹내 건설관련 계열사가 없어 사업 중복에 대한 우려는 없다. 현대그룹 입장에서 현대건설의 인수는 적통 계승 및 신성장동력 확보뿐만 아니라 경영권의 안정적인 확보라는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결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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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으로선 현대건설이 확실한 캐시카우(Cash Cow)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 현대건설은 매년 4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고 올해는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은 지난 21일부터 정몽헌 전 회장이 2000년 경영난에 빠진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사재 4400억원을 출연했던 점을 상기시키는 내용의 TV 광고를 내보내며 연고권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건설 M&A와 관련 그동안 건설업계는 사업 포트폴리오 관련 시너지 측면에서 현대중공업에 인수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해상플랜트와 현대건설의 육상플랜트 부문이 결합될 경우 세계시장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현대건설이 보유한 토목, 건축, 주택 부문을 그대로 유지하는 전제가 필요하다.
다른 건설경영 전문가는 "현대건설 M&A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업적을 단순히 이어받는 수준에서 머물지 말고 산업간 시너지를 높여 건설산업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키우려는 노력으로 이어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