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개발방식 갈등 풀 해법은?

구룡마을 개발방식 갈등 풀 해법은?

지영호 기자
2011.05.13 09:31

[머니위크 커버]구룡마을은 지금/ 전문가 시각

서울시가 강남의 무허가 집단거주시설인 구룡마을을 SH공사 주도로 정비하겠다는 공영개발방식을 내놓자 일부에서는 ‘용산 참사’와 같은 불행한 사건이 재연될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민영개발을 원했던 일부 주민들이 과격 시위를 수단으로 의사를 표출할 경우 공권력과의 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서울시는 용산과 같은 일이 벌어지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무허가 주택에 아파트 분양권을 주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없으며,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공영개발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10여년간 난민 확대와 투기세력을 막으면서 민간개발이 가능한 구조까지 만들자 강남구와 서울시가 개입했다고 맞서고 있다.

해결책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에게 구룡마을에 대한 해법을 들어봤다.

◆공영개발 ‘최선의 선택’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서울시의 판단에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소 박사는 “생떼를 쓰는 사람들에게 나쁜 선례를 남겨선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처음 갈 곳이 없어 구룡마을에 들어와 살던 사람들이 생존이라는 순수한 목적성을 가졌다면, 민영개발을 주장하는 구룡마을 주민들은 투기세력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 충분히 의도가 있고 보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장 박사는 “이들은 운동권에서도 버린 사람들”이라며 “단순히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이라는 시각은 위험하다”고 충고했다.

김윤이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 역시 서울시의 공영개발이 최선의 판단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민영개발을 허가한다는 것은 불법점유를 허용하는 것이다. 예컨대 나대지 등에 무단으로 들어가 살면 분양권을 줘야 하나”고 반문한 뒤 “기본적으로 토지 소유정책과 어긋나기 때문에 보상이 아닌 주거권 보장 형태로 개발을 진행해야하는 것이 맞다. 딱지 구입자는 과감하게 배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공영개발이 좋은 해결책 중 하나라는 것에는 공감한다”면서 “경제적 이익에 대한 공공의 개입이 민감한 문제지만 사회적 정당성 차원에서 봐도 무리가 많은 곳이 구룡마을이다”고 설명했다.

◆극빈층 지원책 필요하지만 한계도 있어

공영개발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은 발생한다. 하루 벌어 살더라도 노동력이 있는 주민이야 문제가 아니지만 임대주택조차 들어가지 못하는 극빈층의 주거권이 박탈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개개인의 사연을 들어보면 사실상 남남이 되어버린 자녀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노인들이 상당하다.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불렸던 곳 인만큼 이들의 숫자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현재 시와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매입임대, 전세임대, 영구임대 등 주거복지 프로그램과 연계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더불어 임대아파트에 들어갈 저리 융자 형태의 보증금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장 박사는 “임대료, 관리비 등 영구임대에 들어가도 월 20만원 낼 능력 있는 사람도 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복지체계에서 여기까지 부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끝까지 문제 해결을 해 주느냐 혹은 왜 그들에게만 복지를 제공하느냐는 사회의 문제의식에 달린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구룡마을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맨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며 “최대 수혜자가 민간 시행사가 되느냐 아니면 극빈층 주거민이 되느냐의 목적성을 따져야 한다”고 해석했다.

◆충분한 협의 우선돼야

현재 서울시의 구룡마을 정비사업 계획안을 살펴보면 6월부터 SH공사에 용역발주를 시작한다. 11월에 주민들의 의견청취와 SH공사의 구역지정 제안이 잡혀있다. 내년 1월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3월 도시개발구역지정과 개발계획이 수립된다. 보상이 이뤄지는 실시계획인가 고시는 2013년 2월이다. 착공은 2014년 3월이다.

주민자치회는 그동안 강남구와 서울시가 대화를 피해오다가 갑자기 정비방안을 확정해 발표한 것을 문제 삼는다. 확정한 뒤 주민의견청취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충분한 협의 없이 밀어붙이기 식의 행정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교수는 ‘좋은 의사론’으로 상황을 설명한다. 친절한 의사에게는 환자가 아픈 곳을 미리 다 이야기 하지만 일방적인 의사에게는 거부감이 생긴다는 것. 정부기구나 서울시가 좋은 의사의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서울시가 적정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일방적인 상호 주장 대신 사회통합위원회 등에서 나서 대화를 주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다만 대화를 통해서 설득이 되지 않더라도 형평성을 잃은 혜택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장 박사는 “도시 개발로 인한 막대한 수익을 올렸던 과거정권은 자신들의 도덕성 문제로 이들을 방치해 왔고 이들은 지금 공권력을 무시하는 단계까지 왔다”면서 “생떼를 쓰는 사람들에게 나쁜 선례를 남겨선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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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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