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대출·세금 규제 강화 메시지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최근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효과가 희미해진 상황에서 재건축 기대감과 금리 인하 기대, 급매물 소진 등이 겹치며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을 다시 밀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둘째 주(1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8% 상승했다. 이는 1월 마지막주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마지막 하락지역으로 남아 있던 강남구 아파트값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도 눈에 띈다. 이전까지 서울 전체 아파트값 오름세를 견인하던 강북권에 이어 강남권까지 상승 흐름에 동참하면서 서울 집값 안정세에도 다시 적신호가 커졌다.
강남구(0.19%)를 비롯해 서초구(0.17%), 송파구(0.35%), 강동구(0.19%), 용산구(0.21%) 등 서울 주요 지역의 상승폭이 일제히 확대된 가운데 강북권의 집값 오름세는 한층 속도를 더했다. 성북구(0.54%)와 종로구(0.36%)는 부동산원이 통계 집계한 이래 주간 기준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서대문구(0.45%), 동대문구(0.33%)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 전역의 집값이 다시 달아오르면서 인접한 경기 핵심 선호 지역까지 상승 흐름이 빨라졌다. 과천(0.20%)과 안양(0.50%), 성남(0.39%) 등 경기 주요 지역 역시 최근 거래가격이 다시 오르며 서울 상승 흐름과 연동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최근 분위기 반전의 배경으로 급매물 소진을 꼽는다.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등 시장 안정화 기조를 연이어 강조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은 한동안 관망세가 짙었다. SNS 메시지를 통한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시장 정상화 발언도 관망세의 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 시점을 앞두고 급매물이 상당수 거래된 이후 매물이 빠르게 줄었고 이후 호가가 다시 오르는 분위기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구의 경우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막판 급매 거래가 이어지며 상승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과천·분당·광명 등 경기 핵심 규제지역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키 맞추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대문·동대문·강서구 등 기존 실거래 가격과 현재 호가간 차이가 크지 않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유입되는 분위기가 강하다. 상급지 가격이 다시 뛰면서 중하위권 지역의 매수 흐름이 거듭 빨라지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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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공급 불안 우려도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서울 입주 물량 감소와 인허가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세 매물 부족 현상까지 지속되면서 일부 전세 수요 일부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관측된다.
다만 시장 과열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전히 거래량이 제한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절세 목적의 매물 출회 여부와 이를 둘러싼 시장 심리가 사실상 마지막으로 반영된 단기 시장지표일 뿐 그 이상의 추가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격 상승이 일부 선호 지역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데다 거래량 자체가 과거 상승장 수준까지 회복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