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소득증명 안되면 집단대출 못받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이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부동산시장에 대한 '돈줄 죄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지난 8일부터 집단 대출을 진행하면서 대출자의 소득증빙을 요구하는 등 심사를 강화했다. 지금까지 집단대출은 시공사 연대보증으로 진행돼 대출자의 신용상태를 들여다보지는 않았다. 집단대출은 분양 이후 입주 전까지 중도금과 잔금, 이주비 대출 형태로 수분양자가 은행에서 집단으로 받는 대출 형태다.
집단대출은 담보인정비율(LTV)이 지역에 따라 분양가대비 50~60%로 적용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서울 등 수도권 일대의 집단대출에 대한 LTV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돈줄이 더욱 조여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단대출시 총부채상환비율(DTI)를 적용하지는 않지만 소득수준을 확인해 상환능력을 확인하라는 것이 금융당국의 권고"라며 "소득증빙이 불충분할 경우 대출이 안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사업장의 경우 집단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진 곳도 있다. 강원도 춘천시의 한 사업장은 은행이 집단대출시 계약금 납입 조건을 분양가의 5%에서 10%로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분양대행업체 타이거하우징 김태욱 사장은 "은행들이 집단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하면서 분양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미국 사태가 장기화되면 살아나는 듯 했던 분양시장도 얼어붙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중은행들은 또 주택담보대출시 지역에 상관없이 DTI을 적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투기지역 등 DTI 적용 대상이 아닐 경우 LTV만 감안해 대출을 했다. 그만큼 대출 총액이 줄어들면서 집 사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시중은행 주택금융 담당 임원은 "금융당국의 권고도 있었고 최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발생하면서 선제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대출심사를 전보다 까다롭게 하고 있다"며 "건전한 실수요자 대출은 권장하되 무분별한 투기성 수요자에 대한 대출은 줄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돈줄 죄기에 나섬에 따라 신규분양은 물론 기존 주택거래도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은행들이 돈줄을 죄면 투자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미국 사태가 장기화되면 분양 일정을 연기하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