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구역 갈등조정관 첫 투입지 '종로 옥인1구역' 가보니]
"우리 얘기를 성의껏 들어주니까 속은 후련합니다. 하지만 (갈등조정관에) 아무 권한도 없다니 괜히 사업만 더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도 드는 게 사실이에요."
지난달 29일 만난 서울 종로구 옥인1구역의 한 조합원은 갈등조정관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이라고 평가했다. 조합원의 의견을 들어줘 응어리진 마음은 풀렸지만 과연 갈등이 해소될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서울시가 가장 먼저 갈등조정관을 파견한 종로구 옥인1구역은 관리처분과 이주를 눈앞에 두고 3번이나 서울시로부터 보류 처분을 받은 지역이다. 조합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금까지 지난달 23일과 24일에 이어 28일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옥인1구역에 갈등조정관을 파견했다.
지난달 28일에는 갈등조정위원회 강영진 위원장(성균관대 교수)이 직접 옥인1구역 조합원을 만났다. 갈등조정관은 정비업체 직원과 설계전문가, 종로구청·서울시 담당자 등 4∼5명으로 구성됐다.

조합원 김모씨는 갈등조정관과의 면담에서 한옥 보존 문제와 반대하는 주민 의견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옥인1구역 재개발사업을 보류한 가장 큰 이유가 윤덕영가로 대표되는 한옥 보존에 있는 만큼 이 부분을 빼놓을 수 없어서다.
하지만 이번 갈등조정관 파견에 문화재·한옥전문가는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김씨는 "서울시가 매번 한옥 보존을 이유로 사업을 보류시켰을 만큼 핵심사안임에도 정작 관련 전문가를 보내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조합원은 갈등조정위원회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아무런 권한도 없고 상부에 보고만 하는 갈등조정위원회 활동 때문에 오히려 사업 추진만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다. 또다른 조합원 박모씨는 "서울시가 단순히 정책 추진의 명분을 쌓기 위해 갈등조정위원회를 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갈등조정관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옥인1구역 조합장은 "이전에는 서울시나 종로구청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시청이나 구청 직원뿐 아니라 관련 전문가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다보니 한층 대화가 통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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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앞으로 옥인1구역을 포함해 갈등 조정 대상지로 선정된 시내 뉴타운·재개발구역 6곳에 갈등조정관을 추가로 파견해 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함께 갈등원인 분석, 조정·대안 모색, 사업자문 등을 수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