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현선 '김현선디자인연구소' 대표
- 거가대교·한탄강댐 등 대형 건축물 밑그림
- 기와진회색·꽃담황토색 등 서울대표색 고안

보통 사람보다 마디 하나는 더 작다. 김현선 대표(사진)의 손 얘기다. 그러나 그렇게 자그마한 손으로 총길이 8.2㎞에 달하는 '거가대교'와 저수용량 3억1100만톤 규모의 '한탄강댐'의 밑그림을 그렸다. 김 대표를 만나면 '의외성'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그의 사무실에서 김현선 대표를 만났다. 김현선 대표는 공공디자인을 주로 하는 '김현선디자인연구소' 대표로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민간위원과 한국공간환경디자인학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한다. 최근에는 한라건설 브랜드 BI(Brand Identity) 리뉴얼과 단지 색채디자인을 맡아 남다른 색채감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 대표에게 왜 하필 '공공디자인'에 관심을 갖느냐고 물었다. 다수가 누리는 디자인이라는 점이 좋아 택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 대표는 "내가 고안한 색채와 디자인이 주변 환경과 잘 섞이고,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편안함을 느낀다는 점이 좋아 공공디자인에 매력을 느꼈다"며 "디자인 자체를 넘어선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공공디자인에 푹 빠졌다"고 설명했다.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디자인은 '주장하지 않은 디자인'이다. 디자이너 개인의 욕심 때문에 일부러 독특하게 그리지 않고 주변과 잘 융화되는 디자인과 색채를 선보이는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서울색인 '기와진회색'이다.
김 대표는 "그 전에 서울에서는 하다못해 쓰레기통조차 빨주노초파남보로 디자인돼 한마디로 '시끄럽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우리 디자인연구소가 서울시 공모에 응시해 휴지통, 벤치 등 공공시설물에 적용한 '기와진회색'은 있는 듯 없는 듯 주변과 융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주목해야 할 사물의 색채는 주목성 있는 색채로 포인트를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김 대표가 고안해 서울시 택시에 적용된 '꽃담황토색'은 빠르게 움직이는 사물을 포착하기 쉽게 주목성 있는 색채로 표현됐다. 적재적소에 색채를 배열하는 것도 하나의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20년간 건축디자인을 해오며 느낀 브랜드 위주의 아파트 외벽 디자인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우리나라 아파트 외벽은 초기에는 나무나 사람 같은 그래픽 위주였다가 이제는 브랜드 위주로 획일화돼 버렸다"며 "이웃나라 일본만 봐도 브랜드를 외벽에 표시하는 일이 드문 만큼 우리나라 아파트 외벽 디자인도 점차 진화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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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끝으로 "현재 공동주택 디자인은 개별 단지 위주의 계획에 치중돼 있어 정작 생활과 밀착되지 못하고 있다"며 "단지보다 동네 건축 등 생활밀착형 주택디자인이 더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