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워크아웃, 법정관리 전초전인가

[기자수첩]워크아웃, 법정관리 전초전인가

전병윤 기자
2012.06.08 08:35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위한 전초전일까.

지난 1일 워크아웃 중이던 우림건설이 끝내 회사의 운명을 법원에 맡겼다. 채권은행들의 자금 지원이 무산된 터라 우림건설의 법정관리행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왔다. 우림건설과 같은 해(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풍림산업도 지난달 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회사를 정상화시켜 보자던 지난 3년 동안의 자구노력도 허사가 됐다.

 워크아웃 중이었던 월드건설이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때만해도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다르다. 병에 걸린 회사를 살려보자는 취지로 만든 워크아웃이 병세를 악화시켜 아예 중환자실로 옮겨놓는다는 비판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직원들이다. 연봉 삭감뿐 아니라 월급이 2~3개월씩 밀리는 건 이젠 어려움도 아니다. 힘든 회사 사정을 고려해 미분양 아파트를 떠안았던 직원들은 앞이 깜깜할 정도다.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는 울분이 터져나온다.

 은행들도 피해자 중 하나다. 떼인 돈을 받기 위해 워크아웃을 주도하고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고충도 짐작할 만하다. 하지만 은행들이 건설사들의 부실에 한몫했다는 점에서 좀 더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은행들이 조장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은행들은 부동산 개발사업의 돈줄인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챙겨왔다. 은행들은 돈줄을 쥐고 밀물처럼 몰려갔고 거품이 꺼지자 앞뒤 가리지 않고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PF 과정에서 은행들의 신용평가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은행들은 건설사에 지급보증을 세워 위험을 떠넘기는 담보대출에만 열을 올렸을 뿐이다. 제대로 된 '여신'을 하지 않은 탓에 부메랑처럼 건설사 부실로 돌아온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은행들이 건설사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보다 채권회수에 급급한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회사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건설사 경영진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은행들 스스로 '채권자'로서만 접근하는 게 아닌지 되돌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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