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택정책, 인식의 전환 필요한 때

[기고]주택정책, 인식의 전환 필요한 때

김흥진 국토해양부 주택정책과장
2012.07.13 08:14

 주택정책의 핵심 목표는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집값 안정과 국민 주거안정일 것이다. 집값이 안정돼야 경제활동에 안정성을 찾을 수 있고 국민들의 내집마련에도 도움이 된다.

 현 정부도 집값 안정과 서민 주거복지 지원이 주택정책의 핵심 목표였고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을 통해 이를 실현해왔다. 2008년 이후 수도권 집값은 안정됐고 현재도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정부 주택정책과 관련해서 몇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첫째,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와 집값 떠받치기에 올인해 가격 하향안정추세 정착에 역행했다"는 오해다. 정부정책은 집값 급등이나 급락을 방지하고 서서히 조정되도록 시장변동을 최소화하는데 있다. 단기간에 급격한 조정과정이 주는 고통이 감내하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

 거래 침체로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면 집 있는 사람뿐 아니라 집 없는 사람도 전셋값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이 늘고 서민종사업종 침체로 국민생활과 국가경제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다.

 물론 집값 안정 원칙은 유지돼야 한다. 과거 집값 급등에 따른 부작용을 뼈저리게 경험한 상황에서 누가 집값 상승을 원하겠는가. 다만 집값 급등이 좋지 않은 것처럼 급락도 바람직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둘째, "정부정책은 건설업자와 다주택자 편향적"이라는 오해다. 미분양 해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같은 정책이 표면적으로 그렇게 보일 수 있다. 미분양 발생의 일차 책임은 업체에 있지만 건설산업이 붕괴되면 결국 서민들이 피해를 보고 건설근로자의 일자리가 없어지면 복지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정책 초점은 이를 예방하고 견실한 업체가 정상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도록 선별 지원하는데 있다. 다주택자 규제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집값이 안정되고 수급여건도 개선된 상황에서 집값 급등기에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차원에서 도입한 규제를 걷어내야 불확실성도 제거되고 수요 다양화에 부응할 수 있다.

 셋째, "분양 중심의 보금자리주택, 민간임대사업자를 통한 전세문제 해결, 전·월세상한제 거부 등은 기만적 주거복지정책"이라는 오해다. 그러나 보금자리주택은 2018년까지 임대 80만가구, 분양 70만가구를 공급해 장기임대주택 재고비율을 적정 수준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보금자리주택은 종전 임대 위주 건설에 따른 부작용 해소를 위해 소형분양 등 다양한 유형을 함께 건설해 여러 계층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고 건전한 도시발전을 위한 진일보한 정책이다. 실제 공공임대 공급물량은 지난 정부와 현 정부가 유사한 수준(연 11만2000가구)이다.

 또 우리 임대시장은 90% 이상이 민간임대로 공급돼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민간임대 활성화가 필수다. 정부도 임대전문업자 육성, 중소형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자금지원, 규제완화 등을 추진했고 올들어 전셋값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월세상한제는 도입시 시행전에 집주인들이 값을 올려 단기급등 우려가 있고, 중장기적으로 임대주택 공급 감소, 질 저하를 초래해 세입자 주거수준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

 넷째, "'토건 카르텔'에 포섭돼 공공성이 약화됐다"는 오해다. 정부 역할은 시장기능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도와주면서 그 과정에서 어려워질 수 있는 서민층의 주거안정을 지원하는 데 있다. 현 정부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시장정상화를 유도하면서 주거복지정책도 발전시켜왔다.

 4000억원을 투입해 노후임대시설을 개선하고 취약계층 주택개·보수사업 도입, 영구임대주택 공급 재개,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물량 확대 등도 추진해왔다. 정책수단은 상황에 따라 달리 운용돼야 한다.

 집값이 안정되고 주택수요·시장구조가 변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틀을 유지하는 것은 한여름에 겨울옷을 입고 있는 격이다.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보다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하고 시장을 정상화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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