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부 컴퓨팅 자원에 의존해온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토지·건물은 물론 전력과 네트워크 등 기반 인프라 확보에 직접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중국 각지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일며 침체된 부동산 시장도 꿈틀거린다.
12일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딥시크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IDC(인터넷 데이터센터)팀 채용 공고를 냈다. 근무지는 네이멍구 우란차부와 베이징, 항저우 등이다.
주목할 부분은 채용 요건이다. 토목과 전기, 공조, 에너지, 통신, 환경이 지원 가능한 관련 전공으로 명시됐다. 딥시크는 채용 공고 직무 설명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AI 에이전트가 생존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당신은 AI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인프라 건설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의 기획과 건설, 테스트,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역량을 구축하려는 포석이다. 이와 관련, 디이차이징은 대규모 언어모델 연구개발이 핵심 사업인 딥시크가 자산 영역을 전통적인 의미의 인프라 분야로까지 확장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바이트댄스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난다. 바이트댄스는 최근 닝샤후이족자치구 중웨이에 자회사 2곳을 설립했다. 등록자본금은 각각 2억2000만위안과 2억4000만위안이며 두 회사 모두 사업 목적에 비주거용 부동산 임대를 추가했다. 바이트댄스는 네이멍구 우란차부에도 비주거용 부동산 임대를 사업 목적으로 한 새 법인을 설립했다. 해당 지역에서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게 업계 전언이다. 한때 '자산 경량화'의 대표 주자로 꼽혔던 기술기업들이 토지와 건물, 인프라 같은 실물자산을 끌어안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역 투자가 급증한다. 네이멍구 우란차부에서 2013년부터 2026년 초까지 유치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84개로 이 가운데 AI 지능형 컴퓨팅센터가 81개이며 총투자액은 5000억위안(약 105조원)에 육박한다. 장쑤성 양저우시 이정은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컴퓨팅 프로젝트를 유치하고 있다. 현재 텐센트와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등이 이정에 진출했으며 관련 프로젝트의 총투자액은 600억위안(약 12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기술 대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은 데이터센터를 바라보는 부동산업계의 시각도 바꾸고 있다. 존스랑라살과 CBRE 등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들은 데이터센터를 글로벌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새로운 자산군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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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업계에도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인 주택 개발사업의 이익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데이터센터 위탁건설과 산업단지 운영 등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기 시작한 것. 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디이차이징을 통해 "최근 몇 년간 회사가 직접 토지를 매입하는 경우는 매우 적었고 대부분 지방정부 산하 도시개발투자회사를 대신해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올해부터 데이터센터 위탁건설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 첫 번째 프로젝트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시장 호황으로 연결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현재 상당수 전통 데이터센터의 사업모델은 여전히 서버 랙을 임대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어 사실상 금융리스와 비슷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초기 단계에서 토지와 전력 및 대규모 설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뒤 서버 랙이나 컴퓨팅 자원을 임대해 투자금을 점진적으로 회수하는 구조다. 대금 회수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위험이 있는 셈이다.
한 글로벌 사모 부동산펀드 관계자는 디이차이징을 통해 "실제 부동산 투자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프로젝트 완공 후 충분한 컴퓨팅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