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방 뺀 캠코, 책임은 김석준 회장 탓?

[기자수첩]방 뺀 캠코, 책임은 김석준 회장 탓?

전병윤 기자
2013.02.24 15:12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난 22일 쌍용건설의 최대주주를 떠나기 전, 쌍용건설에게 마지막 공문을 보냈다. 부실 경영의 책임을 묻는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의 해임권고안이다.

 쌍용건설은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내며 자본잠식에 빠져 증시 퇴출 위기에 몰렸다. 또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최대주주인 캠코와 채권단에게 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았다. 그런데도 쌍용건설은 이달 말 돌아오는 채권 600억원을 갚을 돈이 없어 또다시 부도 위기에 몰렸다. 표면적으로는 김석준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캠코의 요구도 무리는 아닌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가 하루아침에 온 것은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로 어려움을 겪던 2009년 이후 감지됐다. 당시 그룹 계열 건설기업들은 대규모 유상증자 등 자금 지원을 받아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와 달리 쌍용건설은 2003년 이후 단 한 번도 대주주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지 않은 채 선방했다.

 결국 한계에 다달았다. 유동성 확보가 절실했던 쌍용건설은 보유자산을 할인 매각하면서 대규모 대손상각으로 적자를 냈음에도 재무구조 개선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캠코가 추진했던 쌍용건설 지분 매각이 5번 모두 실패를 거듭한 것도 악재였다. 해외사업이 건재했던 쌍용건설에게 궁합 맞는 새 주인을 찾아주지 못한 책임은 매각 주체 탓일까, 경영진 탓일까.

 다른 사례도 보자. 캠코와 채권단은 지난해 10월 2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음에도 자금 인출에 경직된 태도로 일관하면서 결정적 패착를 낳았다. 쌍용건설 계좌에 지원금이 있었지만 쓰지 못해 단기 채무불이행을 초래했고 곧바로 신용도는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이후 발주처로부터 선수금을 받지 못해 자금줄이 더 말랐다.

 쌍용건설의 해외공사 수주는 김석준 회장의 '개인기'에 상당히 의존한다는 건 캠코 역시 잘 알 것이다. 최대주주의 지위를 박차고 나가는 캠코가 단 1명 남은 등기임원인 김 회장마저도 `나가라, 마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쌍용건설 위기의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일종의 '명분쌓기용`의도는 아니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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