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공공공사 수주 제한조치에 업계 '울상'

#A건설사는 최근 조달청이 중소업체들의 수주 기회를 확대한다는 명목으로 대형건설기업들의 공공공사 수주를 제한키로 한 방침에 울상이다.
현행 49%까지 가능한 상위등급 업체의 수주비율(지분)을 오는 5월부터 20%로 제한하면서 A사의 매출이 연간 300억~4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지분이 줄어드는 만큼, 공사 수주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 공공공사 수주 제한으로 직격탄을 맞게 될 대상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3~50위에 속한 중견건설기업들이다. 특히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경우 사업 안정성이 확보된 공공공사가 경영정상화의 발판이 될 수 있어 소규모라도 아쉬운 상황이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A사(시공능력평가 30~40위)는 2등급 이하 입찰 수주 매출이 토목공사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10%에 달하는 규모로 적지 않다. A사 관계자는 "업황도 좋지 않은데 이렇게 막는 건 너무하다"고 푸념했다.
최근 정상기업으로 복귀한 풍림산업(29위)도 예외는 아니다. 풍림산업은 기업신용등급 상향조정(BB+ → BBB+)과 공공부분 참여기회 확대를 기대하며 지난 4일 법정관리를 조기졸업했지만 영업환경은 악화됐다.
풍림산업이 조기졸업한 당일 조달청은 상위등급업체의 수주비율을 2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풍림산업 관계자는 "공동도급사 참여 지분율을 20%로 제한하면 중견건설기업들이 가장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풍림산업은 연간 150억~200억원 정도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건설기업들의 경우 이번 제한 조치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업체들은 2등급 공사에 파트너 구조로 들어가면 득보다 실이 더 크기 때문에 2등급 입찰에 참여해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상위등급의 수주비율이 20%로 제한되면 13~40위 건설사들 역시 수익성을 이유로 하위등급 입찰에 참여하지 않게 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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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건설(19위) 관계자는 "공공공사는 600억원 이하의 공사 물량이 많다"며 "그동안 실적 보완을 위해 하위등급 입찰에 일부 참여해왔지만 수주비율이 줄면 실익이 없어 참여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등급(시공능력평가액 700억~1700억원) 업체들은 공사배정 규모(700억~1300억원)보다 시공능력이 부족해 1등급 업체와 공동도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지금까지는 1등급 업체가 최대 49%의 수주비율을 가질 수 있었으나 5월부터는 중소기업 수주확대를 위해 20%로 제한된다.
조달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일각에선 같은 등급이라도 우량업체와 비우량업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 수주 확대를 위한 조치라지만 비우량 업체의 경우 오히려 입찰참가 기회조차 박탈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달청에서 구분한 1등급은 시공능력평가액 1700억원 이상인 회사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120위 이상인 업체들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도 대-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오는 9월까지 대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소규모 공공공사의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혀 중견기업들의 영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일로다. 국토부 규제 대상은 토목·건축공사업 시공능력평가액 1200억원 이상인 종합건설사로 총 147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