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경기 일대 사업 표류한 공공임대주택 12만7000가구 활용방안 모색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기존 보금자리 택지에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도심의 국공유지나 철도 유휴부지에만 20만가구를 공급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데다, 보금자리로 지정된 후 미착공된 택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현실론을 반영한 것이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앞으로 행복주택 대상지로 보금자리·국민임대주택 등 기존에 조성된 공공 임대주택 택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구만 지정된 채 표류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의 출구 전략을 마련하는 방법 중 하나로 택지를 민간에게 분양하거나 일부는 행복주택을 짓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토부는 사전예약·청약을 실시하지 않았거나 착공전 보금자리주택 가운데 공공분양 택지 일부를 민간에게 매각하거나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보금자리주택 지구별과 블록별 사업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와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로 대상지 선별은 상반기를 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다른 관계자는 "보금자리지구 중 매각되지 않은 용지 일부를 행복주택 부지로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행복주택과 보금자리는 다른 개념이고 보금자리 택지 조성비를 감안하면 저렴한 임대주택을 목표로 한 행복주택이 들어서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20일 첫 행복주택 시범사업지로 서울 오류·가좌·공릉·목동·잠실·송파지구와 경기 고잔지구 등 7곳(총 1만 가구)을 선정했다. 행복주택은 철로 위나 주변 부지, 국공유지 등에 임대주택을 짓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5년간 20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한다.
이 관계자는 "시범사업은 대선 공약의 취지에 부합하고 주거환경도 우수한 곳을 선택했지만 철도 부지나 도심 내 유수지 확보가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과거에 진행한 보금자리주택의 전반적 재조정 방안을 확정한 뒤 이 중 일부를 행복주택 건설지로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행복주택 입주 대상자의 소득기준 등 입주 요건 등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달 초 외부연구용역을 준비 중이다. 행복주택 목동지구 대상지처럼 기존에 활용되던 공영주차장이나 주민시설의 경우 같은 규모의 대안 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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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가 바뀔 때마다 공공주택의 명칭이 '국민임대-보금자리-행복주택'으로 변경되면서 혼선을 야기하는데다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이 때문에 이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공공주택 정책의 보류나 철회로 이어져 재정 낭비를 초래한다는 의견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경기도 내 보금자리주택지구와 국민임대주택 등 부지만 지정해놓고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은 12만7000여가구로 추산된다.
실제 행복주택 대상지로 선정된 서울 구로구 오류동 인근 반경 5㎞ 이내에는 경기 광명 시흥·옥길보금자리지구, 국민임대주택 범박지구 등 미착공 중인 임대주택 단지들이 존재한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던 국민임대주택은 지난해 말 경기도에서만 지구지정을 마치고 미착공된 물량이 7만가구에 달한다"며 "정권이 바뀌면서 임대주택 정책은 춤을 춰 혼선을 빚고 재정 낭비로 이어지는 문제점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복주택 역시 지속 가능한 공공주택이 되려면 기존 공공 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물량 조절, 문제점들의 보완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