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목동지구 반발 센 이유는?

'행복주택' 목동지구 반발 센 이유는?

전병윤 기자
2013.06.24 06:00

[부동산X파일]"교육열 매개로 수십년 형성된 폐쇄적 커뮤니티 탓"

행복주택 목동지구 건설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양천구 거리 곳곳에 걸려 있다./ 사진=전병윤 기자
행복주택 목동지구 건설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양천구 거리 곳곳에 걸려 있다./ 사진=전병윤 기자

지난 5월 발표된 박근혜정부의 공공임대 '행복주택' 시범사업 대상지 7곳(오류·공릉·목동·잠실·송파·고잔) 가운데 목동지구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서울 양천구 목동 인근에는 행복주택 지정을 당장 철회하라는 내용의 '목동행복주택 건립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지난 12일 열린 행복주택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는 목동 주민들로 중심을 이룬 반대 시위 속에 파행을 겪기도 했다.

이처럼 유독 목동지구의 반발이 큰 원인은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이 대거 들어서면 집값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염려만은 아니다. 교육열을 중심으로 한 매우 견고한 '커뮤니티'에 근거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목동은 강남 못지않은 교육열을 갖고 있다. 대게 초등학교 자녀를 둔 가정이 '학군'을 보고 목동으로 이사 온 뒤 대학을 보내고 떠난다는 가정아래, 최소 12년 이상 한곳에 머물며 단단한 유대관계를 형성한다.

지난해 목동7단지로 전셋집을 구한 김동섭씨(40·가명)는 "올해 자녀를 목운초등학교에 입학시키자 아버지 모임에 참여하라는 권유를 받았고 각 학년별 부모 모임에다 테니스, 마라톤 등 지역 모임들이 상당히 많다"며 "치맛바람은 기본이고 아버지들 모임까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전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이러한 모임들의 입김이 워낙 세 구의원들이 회식 자리에 인사를 오기도 하고, 이곳에서 차기 구의원을 낙점하면 당선이 유력해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처럼 교육열을 매개로 오랜 기간 강력히 형성된 커뮤니티는 왜곡된 지역이기주의로 분출되고 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말이다.

행복주택 공청회에서 참석했던 한 대학생이 "월세로 인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도심에 값싼 임대주택이 많이 공급되길 희망 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목동 주민이 "내 자식이 너희들하고 같이 어울리는 게 할 수 없다"는 '막말' 수준의 발언을 한 것은 폐쇄적인 지역문화가 극명히 드러난 결과였다.

주민들의 반대는 표면적으로 해당 지역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극단적 지역이기주의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임대주택 대상지를 공식 발표 전에 미리 알리는 건 불가능하다"며 "문제는 사전에 협의를 했다고 해도 주민들은 여전히 반대했을 것이고 상황이 지금과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점을 줄이도록 노력하겠지만 대상지를 변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달 12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국토연구원 G20홀에서  열린 '행복주택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시범지구 주민들이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송학주 기자
이달 12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국토연구원 G20홀에서 열린 '행복주택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시범지구 주민들이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송학주 기자

주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양천구도 정부 정책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반발하고 나섰지만 관련법조차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양천구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제64조 제1항'을 보면 유수지 상부에 공공임대주택 설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계획법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둔다'고 명시돼 있고, 시행령에는 지상·지하에 도시·군계획시설의 범위를 결정한다면 그 외의 지역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테면 서울 중구에서 도시계획시설인 공원, 주차장에 비도시계획시설인 어린이집을 세운 사례 등 다양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만 유수지의 경우 다른 시설의 설치를 극히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유수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등의 설치를 허용하는 규칙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따라서 규칙 개정안이 상위법인 국토계획법과 상충된다는 양천구의 주장은 관련법 전후 관계마저 살피지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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